|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47)이 수원 삼성의 차기 사령탑으로 확정됐다.
23일 오전 스포츠조선은 '수원 구단이 서정원 감독의 후임으로 수원의 수석코치를 지낸 이임생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는 게 유력하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개인 업무 차 해외에 체류 중이던 이 전 위원장은 수원 구단 측의 제안을 받고 급히 귀국한 뒤 협상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
수원 구단은 "신임 이 감독과의 계약기간은 '2+1년'이고 연봉 금액 등은 상호 협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 감독은 은퇴 직후 인 2003년 12월 수비 전담 트레이너로 수원과 인연을 맺어 2006∼2009년 수석코치로 일했다.
당시 차범근 전 감독(2004∼2010년)을 보좌하며 수원의 2차례 K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중국으로 진출해 선전 루비 감독, 옌벤 푸더-톈진 테다의 수석코치로 일했고 지난해 하반기 톈진의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이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유공에서 1994년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02년까지 부천 SK에서 뛰다가 2003년 시즌을 끝으로 부산 아이파크에서 은퇴했다.
국가대표에서는 청소년-올림픽(바르셀로나, 애틀랜타)-1998년 프랑스월드컵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대표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임생은 '붕대투혼'의 원조로도 유명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때 눈 주위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붕대를 칭칭 감고 뛰어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의 조직 개편 당시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임명됐던 그는 지난 6월 갑자기 개인적인 사유 등을 들어 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
그가 기술발전위원장에서 물러났을 때 국내·외 다른 프로팀의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수원 구단은 추천 등을 통해 접수된 여러 후보군을 검토한 끝에 이 감독을 차기 수원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압축했다.
이 감독은 이른바 '레알블루' 레전드는 아니지만 과거 6년간 수원에서 코치로 일한 경험이 있다. 구단과 수원팬들의 정서에 적응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비 전문 코치를 하는 등 수비 전문가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원은 올시즌 줄부상 악재 등으로 인해 수비라인에서의 큰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서는 수비 보강이 급선무로 떠오른 가운데 이 감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여기에 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선임될 만큼 검증받았다는 점도 명가 재건을 꿈꾸는 수원의 위상에 걸맞는다고 판단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초 수원은 12월 2일 올시즌이 모두 종료된 뒤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동계훈련 계획, 선수 재계약 등 현안의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기를 앞당겼다.
서 감독도 지난 10월 복귀 당시 "구단 대표이사께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차기 감독을 물색하시라 권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형 구단 대표이사는 서 감독이 내년까지의 임기를 채워줄 것을 계속 요청했지만 서 감독은 "이미 사퇴의 뜻을 밝힌 이상 깨끗하게 물러나겠다"며 용퇴를 선택했다.
결국 국가대표-수원 코치 시절 서 감독의 후배로 동고동락했던 이임생이 제5대 수원 감독으로 바통을 넘겨받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