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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해도 너무 하네요. 지라는(패하라는) 소리 아닌가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의 K리그1 34라운드를 앞두고 사전 인터뷰차 만난 서 감독은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31일로 예정된 울산과의 FA컵 준결승(울산월드컵경기장) 일정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서 감독은 "다른 팀 사정 등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우리 수원 입장에서는 지옥 일정때문에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면서 "그래도 K리그를 대표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라가 힘든 일정을 소화했는데…, 오늘 전북전을 마치고 밤에 수원으로 올라갔다가 내일 오전 훈련하고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CL 4강 2차전 다음날인 25일 협회측으로부터 FA컵 준결승 일정이 확정됐다는 공문만 날아왔고,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10월 31일 하루밖에 여유 날짜가 없으면 몰라도 11월에는 K리그가 주말에만 열리고, A매치 휴식기도 있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수원의 입장이다. FA컵 준결승을 굳이 같은 날에 고집할 게 아니라 분리해서 치러도 될 것이란 말도 나왔다.
서 감독은 "수원은 다른 팀과 달리 1월부터 2018년 시즌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20경기나 더 치렀다. 빈약한 스쿼드를 가지고 이렇게 버텨온 것만 해도 우리 선수들은 죽을 고생을 했고, 그 점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경기 일정으로 이렇게 사기를 꺾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것은 떠나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는 서 감독은 "특정팀을 향해 '죽어라, 죽어라'하는 일정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수원은 이날 해결사 데얀과 골키퍼 신화용, 수비수 이기제 등을 체력 안배를 위해 명단에서 제외했고, 염기훈 박기동을 벤치 대기하는 등 사실상 1.5군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