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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김하성의 FA 행보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새 둥지로 결정됐다. 예상 밖이다.
김하성이 보장받은 2900만달러는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FA 계약 규모로는 5번째이고 1999년 12월 그렉 본(4년 3400만달러)에 이어 야수로는 두 번째로 높다.
'1+1년' 계약은 당초 예상대로다. 김하성은 지난해 10월 오른쪽 어깨 와순 봉합 수술을 받아 6개월 이상의 재활 기간을 안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원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800만달러 상호옵션을 서로 거부한 결과다, 8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에서 1년을 더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만큼 시장가치에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 에이전트를 스캇 보라스로 교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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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상 복귀 시점은 5월이다. 월 초인지 말인지는 스프링트레이닝 동안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에서 보직은 물론 유격수다.
MLB.com은 '김하성은 5월에 돌아오면 테일러 월스가 맡고 있던 주전 유격수를 넘겨받을 것'이라며 '레이스는 김하성을 합류시킴으로써 중요한 오프시즌 보강 계획을 완성했다. 그 계획은 수비 부분에서 큰 희생없이 공격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김하성을 영입해 오프시즌 목표대로 공수 전력을 모두 업그레이드했다는 뜻이다.
MLB.com은 '레이스는 뛰어난 수비수이자 탄탄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김하성을 장착했다'고 평가하며 탬파베이 라인업을 1루수 얀디 디아즈, 2루수 브랜든 로, 3루수 주니어 카미네로, 우익수 조시 로, 좌익수 크리스토퍼 모렐, 지명타자 조나단 아란다/엘로이 히메네스, 포수 잰슨, 유격수 김하성, 주견수 델루카/리치 팔라시오스 순으로 예상했다. 김하성은 8번 유격수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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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김하성이 2023년처럼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보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다. 지난해 포브스가 평가한 ML 구단 가치 순위에서 12억5000만달러로 전체 27위, 사체세 기준 페이롤은 1억66만달러로 29위, 입장 관중은 134만명으로 28위였다.
탬파베이는 지난해 80승82패로 지구 4위에 그쳤지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프랜차이즈 특성을 감안하면 강호들이 몰려 있는 AL 동부지구에서 선전을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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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2024년 시즌을 시작하면서 예비 FA 랭킹서 '톱10'은 물론 '톱5'에 들기도 했다. 유격수로는 누가 봐도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시작부터 타격에서 부진이 이어졌고, 후반기 어깨 부상을 당했다. 8월 1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 투수의 기습견제에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치면서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FA 시즌으로는 최악이었던 셈.
그러나 시장에서 김하성의 수요는 여전했다. 무려 7~8개 구단이 현지 매체들의 예상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이 자주 언급됐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생각지 못한 구단이었다.
결국 김하성은 옵트아웃이라는 안전 장치가 붙은 계약으로 'FA 재수'를 선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