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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슈퍼루키' 양민혁이 새 둥지를 찾았다.
양민혁은 "내가 한국에서 처음 프로에 데뷔했을때 프로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갈망으로 가득했다"며 "지금 영국으로 왔고, 여전히 성공에 배고프다"고 했다. 이어 "QPR에 합류한 것은 큰 기쁨이고 팀의 승리와 팬들의 행복을 위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언제든 뛸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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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기에 출전해 12골-6도움을 기록했다.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MVP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상을 수상했다. 17세 유망주의 놀라운 활약에 빅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결국 토트넘이 양민혁 잡기의 승자가 됐다. 토트넘은 구단 18세 레코드, K리그 유럽 직행 최고 이적료(400만유로 추정·약 60억원)을 쏘며 양민혁을 품었다. 토트넘은 '양민혁이 현 소속팀 강원으로 임대 돼 올해 말까지 뛴 뒤 2025년 1월 팀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K리그 올스타 멤버에 이름을 올린 양민혁은 토트넘과의 쿠팡 플레이 친선경기를 통해 미리 인사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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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은 양민혁을 조기 호출했다. 때문에 양민혁이 빠르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16일 런던으로 날아간 양민혁은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환상적인 코너킥 골을 넣은 20일 맨유전을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직관'하며 분위기를 익혔고, 21일 토트넘 훈련센터 핫스퍼 웨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이날 SNS를 통해 팀 훈련복을 입고 첫 훈련을 하는 '초신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구단은 '양민혁, 토트넘에 온 걸 환영해! 우리의 새로운 영입생은 1월 1일 합류를 앞두고 이번주 핫스퍼 웨이에 도착했다'고 조명했다.
양민혁은 사이클, 스트레칭, 점핑 등 나홀로 기본적인 훈련을 진행했다. 눈길을 끄는 건 점핑 훈련을 하는 양민혁 뒤에 있는 한 남성, 손흥민의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훈련하는 양민혁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나이 열네살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할 땐 '삼촌 미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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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은 차분히 데뷔전을 기다려 왔다. '유령설' 등 근거없는 낭설 속 비자와 프로필 촬영, 등번호 지정 등 경기 출전을 위한 제반 작업을 마무리했다. 등번호 18번을 받은 양민혁은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4강 1차전에 영국 입성 후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진 탬워스와의 FA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탬워스는 5부리그 팀인만큼, 젊은 자원으로 로테이션할 공산이 크다는게 현지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전급 라인업을 꺼냈고, 양민혁은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이후 양민혁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임대설이 고개를 들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영국 풋볼런던 소속 기자 알래스디어 골드는 27일 '포스테코글루는 현재 계속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토트넘은 그를 위해 적어도 한 명의 선수를 일주일 안에 영입하려고 할 것이다'라며 '그는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해 17세의 소년과 2년 반 동안 구단이 기용하지 않았던 선수를 투입해야 했다는 사실이 지금 상황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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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행선지까지 거론됐다. QPR이었다. 골드는 29일 SNS를 통해 '양민혁이 오늘 QPR에 입단할 것'이라며 '양민혁이 영국 축구의 속도와 신체적 특성을 더 낮은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는 토트넘이 앞으로 며칠 안에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파브리치오 로마노까지 나섰다. 그는 SNS로 '보도에 따르면 3개의 클럽이 관심을 보였고, 양민혁은 QPR을 임대 목적지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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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R에서는 다르다. 아직 영국 무대에 데뷔하지 못한 양민혁 입장에서는 적어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영국 축구가 어떤지 몸소 익힐 수 있다. QPR은 런던을 기반으로 한 곳이라 적응에도 수월하다.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토트넘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미 해리 케인의 사례도 있다. 토트넘 유스 출신의 케인은 레이턴 오리엔트, 밀월, 노리치시티, 레스터시티 등에서 임대생활을 한 뒤 토트넘으로 돌아왔고,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오랜기간 활약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