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ACL]허망하게 날아간 수원의 대역전극…함성과 열기가 가득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10-24 21:17


수원 삼성과 가시마 앤틀러스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이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가시마 세르지우가 3대3을 이루는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24/



'뜨거운 열기 만큼 아쉬움도 진동했다.'

수원 삼성이 ACL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2차전서 3-3 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터라 합산 스코어 5대6으로 뒤져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때 합산 스코어 5-4로 앞서나가며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가 연출되는 듯했지만 우려했던 수비 집중력에서 탈이 나고 말았다. 예상했던 대로 '권순태 더비'로 인해 열기가 달궈진 가운데 치열하게 치고 받으며 마지막 아쉬움은 수원의 몫이었다. 2002년(우승) 이후 16년 만의 결승 진출도 그렇게 날아갔다.

긴장감 감돌았던 '권순태 더비'

예상대로 이날 경기는 권순태 때문에 경기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는 1차전 도중 임상협을 상대로 일으킨 '박치기 사건'때문에 이슈의 중심이 됐다. 이후 권순태가 임상협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축구팬들의 공분을 누그러뜨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두 팀 서포터스간 신경전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가열됐다. 가시마 응원단이 북소리를 앞세워 응원가를 부르며 단체로 입장하자 반대쪽 수원 서포터스석도 맞대응 응원가로 전의를 불태웠다. 가시마 팬들은 '우리는 권순태와 함께 싸운다! 한국 최고의 GK'라고 적힌 게이트기 등 권순태를 응원하는 깃발 등을 앞세워 세력과시를 했다. 권순태가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야유와 함성이 마구 뒤섞였다. 수원 팬들은 그를 향해 거센 야유를 퍼부은 반면 가시마 팬들은 함성과 함께 '권순태'를 연호하며 방어에 나섰다. 경기가 시작되자 권순태가 골킥을 하는 등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 한가득 야유가 울려퍼진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 전반 26분에는 문전 쇄도하던 김준형이 권순태와 부딪히자 가시마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후반의 '권순태 더비'는 더욱 볼 만했다. 권순태가 수원 서포터스석 바로 앞 골대를 지키게 됐기 때문이다. '호랑이 소굴'로 들어간 듯한 권순태는 수원 팬들의 거센 함성에 시달렸다. 결국 후반 7분 박치기 사건의 피해자였던 임상협에게 1-1 동점골을 허용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권순태 더비'에서는 통쾌한 판정승이었다.

'좋다가 말았다' 진한 아쉬움만 남긴 채…

장외 '권순태 신경전' 못지 않게 장내 열전도 거세게 달아올랐다. 그것도 수원이 전반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후반 들어서다. 전반 25분 야마모토에게 선제 헤딩골을 내 준 수원은 패색이 짙었다. 전반 끝나기까지 유효슈팅 1개도 때리지 못한 정도로 상대의 촘촘한 4-4-2를 뚫지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최성근을 불러들이는 대신 박기동을 투입해 투톱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자 수원 선수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가시마를 정신없이 몰아붙였다. 7분 만에 첫 결실이 나왔다. 염기훈이 헤딩슛한 것을 권순태가 슈퍼세이브로 쳐낸 것을 임상협이 달려들며 마무리했다. 1골이 더 필요했다. 수원은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불과 1분 뒤 추가골이 나왔다. 염기훈의 왼쪽 코너킥에 이어 조성진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악착같이 상대 마크를 뚫고 넘어지면서 만든 작품이었다. 합산 스코어 4-4,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수원의 결승행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15분에는 문전에서 패스를 받은 데얀이 권순태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대각선 슛을 성공했다. ACL 개인 통산 36호골. 이동국(전북)과 역대 최다골 기록 타이였다. 대역전에 성공하자 경기장은 용광로같이 끓어 올랐다. 하지만 우려했던 수원 수비가 끝까지 받쳐주지를 못했다. 19분 다이고 니시가 슈팅한 것이 수원 골키퍼 신화용의 다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5-5 모든 게 원점이 됐다. 한 골이 더 필요했지만 오히려 36분 문전 어수선한 상황에서 세르징요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일격을 당한 수원은 더이상 추격할 힘을 내지 못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