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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 만큼 아쉬움도 진동했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2차전서 3-3 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터라 합산 스코어 5대6으로 뒤져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때 합산 스코어 5-4로 앞서나가며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가 연출되는 듯했지만 우려했던 수비 집중력에서 탈이 나고 말았다. 예상했던 대로 '권순태 더비'로 인해 열기가 달궈진 가운데 치열하게 치고 받으며 마지막 아쉬움은 수원의 몫이었다. 2002년(우승) 이후 16년 만의 결승 진출도 그렇게 날아갔다.
긴장감 감돌았던 '권순태 더비'
'좋다가 말았다' 진한 아쉬움만 남긴 채…
장외 '권순태 신경전' 못지 않게 장내 열전도 거세게 달아올랐다. 그것도 수원이 전반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후반 들어서다. 전반 25분 야마모토에게 선제 헤딩골을 내 준 수원은 패색이 짙었다. 전반 끝나기까지 유효슈팅 1개도 때리지 못한 정도로 상대의 촘촘한 4-4-2를 뚫지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최성근을 불러들이는 대신 박기동을 투입해 투톱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자 수원 선수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가시마를 정신없이 몰아붙였다. 7분 만에 첫 결실이 나왔다. 염기훈이 헤딩슛한 것을 권순태가 슈퍼세이브로 쳐낸 것을 임상협이 달려들며 마무리했다. 1골이 더 필요했다. 수원은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불과 1분 뒤 추가골이 나왔다. 염기훈의 왼쪽 코너킥에 이어 조성진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악착같이 상대 마크를 뚫고 넘어지면서 만든 작품이었다. 합산 스코어 4-4,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수원의 결승행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15분에는 문전에서 패스를 받은 데얀이 권순태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대각선 슛을 성공했다. ACL 개인 통산 36호골. 이동국(전북)과 역대 최다골 기록 타이였다. 대역전에 성공하자 경기장은 용광로같이 끓어 올랐다. 하지만 우려했던 수원 수비가 끝까지 받쳐주지를 못했다. 19분 다이고 니시가 슈팅한 것이 수원 골키퍼 신화용의 다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5-5 모든 게 원점이 됐다. 한 골이 더 필요했지만 오히려 36분 문전 어수선한 상황에서 세르징요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일격을 당한 수원은 더이상 추격할 힘을 내지 못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