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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가 만능키를 의미하진 않는다.
손흥민에게만 기댈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전을 보면 선수들의 유기적인 모습이 부족했다. 패스 미스가 많았다. 믿었던 수비에서도 실수가 반복됐다. 쉽게 수비가 뚫려서 2골을 내주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교체 카드 3장으로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었다. 분위기가 넘어간 뒤였다. 아무리 손흥민이어도 기계처럼 골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 숫자를 늘리고 있다. 손흥민이 돌파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조력자가 없다면, 결과는 절대 바뀔 수 없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직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상당히 처져서 공간이 많이 없었다. 최대한 연계하면서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나도 조금 조급했다"면서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수가 출전하든, 로테이션을 하든 우리는 20명이 한 배를 탔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갭다는 다 같은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 충분히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명단에 포함된 20명 모두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전처럼 빌드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손흥민이 선발 출전하더라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표팀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력을 갖춰야 손흥민이 나왔을 때 최상의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그를 '만능키'로 만드는 건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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