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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후반기 부터 경남은 전략을 바꿨다. 전반기 경남은 자신의 축구에 집중했다. '선두' 전북이든 '최하위' 인천이든, 누구를 만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K리그2(2부리그)에서부터 위력을 발휘했던 공격축구를 펼쳤다. 그런 경남이 달라졌다. 상대에 따라 대응을 달리하고 있다.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축구를 하고 있다. 11일 제주전(0대0 무)이 대표적이었다. 경남은 라인을 확 내리고,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조성환 제주 감독이 당황할 정도였다. 비록 역습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승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경남은 어려운 제주 원정을 무실점으로 마치며 승점 1점을 더했다.
14일 인천전(3대0 승)도 전략적으로 나섰다. 전반 파울링요를 제외하고 외국인선수를 모두 제외했다. 경남은 외국인선수 비중이 큰 팀이다. 김 감독은 후반에 승부수를 띄웠다. 조영철 김효기 김 신이 전반 많이 뛰며 상대를 흔들어놓고, 후반 말컹, 네게바, 쿠니모토를 투입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빡빡한 스케줄에서 체력과 결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선택이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앞으로 호재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일단 '괴물' 말컹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 말컹은 월드컵 휴식기 동안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 4주 넘게 볼을 차지 못했다. 몸상태는 좋아졌지만, 감각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주전서 15분 출전으로 감각을 예열한 말컹은 두번째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다. 출전시간이 늘수록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새 외국인 선수 파울링요도 점점 K리그에 적응하고 있고, 조영철도 경기에 출전하면서 예전의 기량을 되찾아 가고 있다. 부상 중인 배기종과 여성해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경남은 잡을 팀은 확실히 잡으면서 승점을 쌓고 있다. 말컹, 네게바, 파울링요, 최영준이라는 확실한 축이 있는데다, 수비가 단단하다는 점에서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도 많지 않다. 지금 경남은 ACL 티켓 후보로 손색이 없는 강팀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