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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게 돌아온 월드컵스타★들, K리그 흥행 선봉장 된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7-09 05:30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오자마자 태풍급 활약이다. 돌아온 월드컵 스타들이 K리그 흥행을 이끌 조짐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스타들, 강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7일 재개된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과 K리그2(2부리그)에서는 월드컵 전사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소속팀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닌 넘어서야 할 적이었다. 그 흥미로운 대결구도가 후끈한 월드컵 열기를 고스란히 국내로 몰고 왔다. 축구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전북과 인천의 대결이 펼쳐진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총 1만4132명의 관중들이 운집했다. 1위 전북에는 김신욱 이재성 이 용 등 무려 3명의 월드컵 스타들이 포진해있다. 인천에는 월드컵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드리블을 보여준 문선민이 있었다. 이날 이재성을 제외한 3명의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팬들의 기대만큼 화끈한 골 잔치가 열렸다. 그 중심에는 문선민이 있었다. 미디어데이에서 "(이)용이 형이 없는 공간을 노리겠다"던 문선민은 작전을 그대로 시행했다. 전반 6분 인천 수비 진영에서 이윤표가 정확한 롱패스를 공급했다. 문선민은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쇄도했다. 몸 싸움 끝에 공을 따냈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관중들을 위한 '관제탑' 세리머니는 덤이었다. 팀이 2-1로 앞선 전반 30분에는 이 용의 뒷 공간을 파고 들어 아길라르의 스루 패스를 받았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공을 툭 차 넣었다. 시즌 7~8호골. 리그 득점 부문 공동 3위이자, 국내 선수 중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문선민은 대표팀 발탁 당시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스웨덴전 히든 카드로 꼽혔다. 정작 스웨덴전에서는 기용되지 않았지만, 멕시코와 독일전에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가장 열심히 뛴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당시 골 결정력에선 아쉬웠다.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상황에서 소극적이었다. 그 뼈아픈 경험이 약이 됐을까. 문선민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리그 1위' 전북 수비진을 마음껏 흔들어 놓았다. 주저없이 슈팅을 날렸다. 전반전이 끝난 뒤 다리를 절뚝거리며 교체됐지만, 만점 활약이었다. 만약 문선민의 부상이 없었다면, 전북과의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체력 부담이 있던 이재성은 후반전에 이동국과 함께 투입돼, 공격의 선봉에 섰다. 비록 도드라진 활약은 없었지만 전북 공격의 흐름을 바꿨다. 이날 센터백으로 기용된 김신욱은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 탓에 잦은 종종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킬러본능은 여전했다. 2-3으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 5분, 로페즈의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극장골'을 완성시켰다. 결국 공격수답게 득점으로 말했다. 이날 터진 6골 중 절반이 월드컵 멤버에게서 나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8일에도 월드컵 멤버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월드컵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시기. 가장 핫한 선수는 대구FC 수문장 조현우다. 소속팀 역시 월드컵 '월드스타' 조현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FC서울과의 홈경기(2대2무), 대구스타디움에는 유료관중 1만2925명(총 1만3403명)이 들어찼다. 올 시즌 평균관중(2401명)을 5배 웃도는 수치다. 달구벌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이 "조현우!"를 연호했다. 이 경기에서 FC서울 고요한은 전반 11분 날선 크로스로 조영욱의 선제골을 도왔다. 같은 날, 상주 상무 홍철은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2대3패)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9분 김도형의 만회골을 도왔다. 시즌 5호 어시스트, 도움 '단독선두'로 우뚝 섰다.


성남 윤영선.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에서도 월드컵 스타들이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성남FC는 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성남은 전반 25분 김재현에게 선제골을 허용.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하지만 성남에는 월드컵 전사 윤영선이 있었다. 그는 후반 21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문상윤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골로 연결했다. 팀을 패배에서 구한 한 방이었다.

아산 미드필더 주세종도 복귀하자마자 펄펄 날았다. 같은날 안산과의 경기에서 후반 13분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35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전매 특허인 롱패스로 오른 측면에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어 황인범의 정확한 크로스를 이명주가 쐐기골로 연결했다. 마치 독일전에서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왔던 '택배 크로스'를 연상케 했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에 12명의 K리거들을 발탁했다. 활약의 정도는 달랐지만, K리그 무대를 널리 알리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동안 K리그는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월드컵 특수'와 함께 재도약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또 다시 암흑세계에 빠질 수도 있다. 결국 지속적인 관심은 수준 높은 경기력이 담보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복귀한 월드컵 스타들의 복귀 초반 맹활약은 큰 의미가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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