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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감독"독일전 황희찬 교체,신태용 감독의 용기와 감각"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7-06 15:13


캡처=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신태용 감독은 감각이 예민하다. 감독으로서 용기와 감각이 뛰어나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이끈 신태용 감독의 용기 있는 결단을 칭찬했다.

차 감독은 5일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러시아월드컵 특집편에 출연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시련을 함께한 하석주 아주대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과 함께 방송에 나섰다.

이날 방송중 독일전, 황희찬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황희찬은 이날 후반 교체투입됐으나 불과 20여 분만에 다시 고요한과 교체됐다. 2대0, 기적같은 승리의 기쁨 속에 잊혀졌지만, 이날 스튜디오에선 미스터리했던 이 교체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차 감독은 이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황희찬에게 볼이 3번 왔는데, 상대에게 찬스가 넘어가는 장면이 있었다. 다음 대처가 안됐다"고 했다. 최용수 감독은 "사실 선발보다 교체선수가 호흡이 터지고 적응하는데 있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인 만큼 한국축구를 위해, 선수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올림픽대표팀, A대표팀에서 신 감독이 줄곧 믿고 써온 황희찬이다. 투톱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온 황희찬이 이날 측면에서 고전했다. 독일의 강한 사이드를 제대로 막아서지 않으면 실점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 측면 수비 강화를 위해 황희찬 대신 윙포워드, 윙백을 두루 보는 고요한이 투입됐다. 측면 수비를 강화하면서 한국은 무실점으로 독일을 묶었고, 후반 막판 2골을 몰아치며 세계 1위를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일궜다.


캡처=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차 감독은 이 장면에서 신 감독의 결단력에 주목했다. "선수가 후반전에 들어왔는데 이걸 다시 뺀다? 나도 감독을 해봤지만 넣은 선수를 다시 빼려면 나중에 받을 엄청난 부담 때문에 결정을 못하는데, 그걸 결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예민하고 자신있다는 뜻이다. 그런 용기와 그런 감각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을 2대0으로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 부분이다. 빠른 판단과 대담성, 용기"라고 평가했다.

이날 방송에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예선 도중 감독 경질의 아픔을 함께 겪은 축구인들은 한국 축구를 위한 긴 안목을 이야기했다. 차 감독은 "1998년에 우리도 예선을 잘하고 1경기 때문에 쫓겨났다"라며 20년 전을 돌아봤다. "이런 역사적인 경기(독일전 승리)를 한 감독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제 개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신 감독님을 지지하고 싶다. 부정적인 눈으로 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좋겠다. 평가전 결과, 한경기 한경기 결과가 안좋으면 흔들어댄다. 감독이 소신과 철학을 갖고 끌고 갈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위원장 김판곤)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첫 회의를 갖고 새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유임이나 재임 결정이 쉽지 않다. 감독 기준을 정했고, 어떤 축구 철학에 근접한 감독을 정할지 얘기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감독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신태용 감독 유임 여부를 논하고 시작됐다. 신 감독을 포트폴리오에 넣고 경쟁시키기로 했다. 2차에서 TSG와 신 감독을 평가하고, 3차에선 접촉 우선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독 선정 기준도 밝혔다. "월드컵 대회 수준에 맞았으면 좋겠다. 9회 연속 진출한 나라의 격에 맞았으면 좋겠다. 월드컵 예선 통과 대륙컵 대회 우승 경험, 세계적인 수준에서 리그 우승 경험 등을 경력을 가진 분이면 좋겠다. 결과도 냈고, 우리 철학에도 부합해야 한다. 우리가 제시한 축구 철학에 부합한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제시한 축구 철학은 이렇다. 능동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지배하고 승리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득점 상황을 만드는 축구. 전진 패스, 주도적 수비 리딩, 상대의 수비 실수를 유발하는 축구. 강한 전방 압박을 말한다. 하이브리드 공격전환. 매우 강한 역습 등이다. 또 강한 멘탈을 추구하겠다. 실수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배우는 축구, 심판 판정을 존중하는 축구, 상대와 동료를 존중하는 축구 등이다. 이런 철학을 추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기술과 체력이 필요하고, 전술 이해도 등 공간 이해도 필수다. 단기간에 이 축구를 추구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축구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유소년 축구부터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해나갈 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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