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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집념, 남북 체육교류 끝판왕은 월드컵공동개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05:59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예선 2차전이 24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로스토프(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24/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예선 2차전이 24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로스토프(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24/

갈등은 소통 단절에서 온다. 교류가 필요한 이유다. 소통을 동반하는 교류는 갈등을 줄여 평화를 몰고 온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철학은 확고하다. 가능한 한 많은 교류를 통해 소통하고, 갈등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제로화 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교류의 선봉에 스포츠가 있다. 이념적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가장 보편화된 공통 관심사.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의 시발점을 체육으로 삼고 일관되게 노력해왔다. 평창올림픽 패럴림픽의 북한 참여를 설득했고, 결국 단일팀까지 이뤄냈다.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당장 전쟁이 날 것 같던 위태롭던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소통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끊이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남북은 실무회담을 열어 남북체육교류의 실행방안을 구체화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남북통일농구 등 교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남북체육교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파격적일 만큼 강력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공동 참가나 통일농구 등 남북체육교류가 전부가 아니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로 지구촌 최고 인기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이다. 남북 공동개최를 원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월드컵 남북공동개최에 대한 문대통령의 의지 표명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만난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2030년 월드컵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북미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던 상황. 인판티노 회장도 그저 정치인의 의례적인 희망 표명이려니 했다. 하지만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지난 24일(한국시각) 한국과 멕시코전이 열린 로스토프아레나에서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난 인판티노 회장은 "문 대통령께서 남북 공동 개최를 말씀하신 불과 1년 전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대통령님의 그 열성과 집요함,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가 힘을 발휘했다"며 놀라워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께서 부르시면 언제든지 (한국에) 달려가겠다"며 월드컵남북공동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1년간 문 대통령은 대북문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남북문제에 접근했다. 그 결과 불가능 할 것 같았던 '그림'들이 속속 눈앞에 펼쳐졌다. 남북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시점.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방문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했다. 짧은 방러 기간임에도 24일(한국시각)에는 한국과 멕시코 전이 열린 로스토프아레나를 찾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고(故)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사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FIFA 회장을 만나 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 위한 의중이 담긴 방문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전반이 끝난 뒤 인판티노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회장님을 처음 만나 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를 말했는데 그게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먼저 화두를 던지며 '반응'을 이끌어 냈다. 동북아 평화체제의 핵인 남과북의 월드컵 공동개최. 여기에 중국과 일본이 공동개최 한다면 의미와 명분은 더욱 커진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은 높아진다.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가 실제 성사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급히 추진됐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가 다이너마이트급이라면 월드컵 공동개최는 핵폭탄급 파장이 될 전망이다.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는 만큼 인프라 등 준비과정에서 남북은 활발한 교류를 하게 될 것이다. 아직은 이른 예상이지만 논의가 진전될 경우 남북 단일팀 출전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 경우 남북 축구협회는 유소년 공동 육성 등 '미래'를 향해 손을 맞잡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최고 인기 스포츠 무대인 월드컵을 매개로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가슴 벅찬 의미다.

월드컵남북공동개최. 아직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 조금씩 현실로 탈바꿈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스포츠를 가교로 한 남북 평화체제 실현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된 의지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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