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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더웠다. 햇살도 뜨거웠다. 기대는 컸다. 그만큼 즐기기도 했다. 물론 답답했다. 결과를 보니 가슴 한 켠이 아프기도 했다. 그래도 박수를 보냈다. 남이 아닌 우리의 대표팀이니까.
경기 전. 곳곳이 노란 물결이었다. 한국 팬들은 2000여명. 스웨덴 팬들은 열배인 2만명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그랬다. 어디를 가나 스웨덴 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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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도열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골대 뒤 붉은악마 섹터에서는 대형 태극기가 올라갔다. 그를 바라보며 울컥했다. 노란 물결의 10분의 1. 수적 열세를 통쾌한 승리로 풀고 싶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더 크게 "대~한민국"을 외쳤다. 또 "오! 필승 코리아!"를 목소리 높여 외쳤다. 뱃가죽이 찢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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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6분 갑자기 주심은 경기를 멈췄다. 그리고는 본부석으로 달려갔다. VAR(비디오 어시스턴트 레프리)이었다. 화면을 충분히 본 뒤 달려나왔다. 네모를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골문을 찍었다. 페널티킥이었다. 주변 스웨덴 팬들은 환호했다. 한국 팬들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골이 들어갔다. 스웨덴 팬들과 한국 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끝날때까지 한국은 고전했다.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경기 막판 한국이 공격을 펼쳤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볼이 스웨덴 선수의 손에 맞았다. 한국 팬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레프리!(Referee!) 시 바(See VAR, VAR 봐라)!"
그러나 더 이상의 VAR은 없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주위 한국 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내 박수를 쳤다. 바로 눈 앞에서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허탈해하고 있었다. 나쁜 경기력이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싸웠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었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걸 현장에서 지켜본 한국 팬들이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래도 그들은, 남이 아닌 우리의 대표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