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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스파이'를 파견하면 스웨덴의 민낯까지 다 털 수 있게 됐다.
이 매체는 훈련장 인근 고지대에 위치한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훈련장이 훤히 다 보이는 것에 대해 훈련장 선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기자회견에선 "스웨덴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국인 한국에서 작정하고 이 건물로 사람을 보낼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은 있는가"란 돌직구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웨덴은 지난 2016년 봄 러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2018년 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물색했다. 결국 협회 담당자 라세 릭트는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대표팀 감독과 함께 논의 끝에 러시아 휴양도시 겔렌지크를 낙점했다. 스웨덴에서 비행기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지리적 장점 뿐만 아니라 12일 여장을 푼 켐핀스키 그랜드 호텔이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아넬 아브딕 엑스프레센 기자 역시 "호텔이 환상적이다. 아마 겔렌지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웨덴은 운 좋게도 잉글랜드대표팀이 선점했었지만 예약을 취소한 덕에 겔렌지크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사실 스웨덴 언론은 월드컵 개막 보름 전에도 비슷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웨덴의 베이스캠프 겔렌지크 내 아파트 발코니 사용이 금지됐다. 창문으로 관찰하는 것도 금지 조치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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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주상복합 건물을 찾은 시각은 오후 10시30분이었다. 해가 져 어두웠다. 그러나 훈련장 관리가 그 때부터 시작돼 라이트가 가동됐다. 건물 2층에서 바라본 훈련장은 더 뚜렷하게 보였다. 심지어 집 창문을 통해 훈련장을 바라보던 주민들도 있었다.
스웨덴대표팀 담당자 릭트는 "(작정하고 스파이를 보낸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협회는 항상 정보전을 즐긴다. 그래서 주위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보안에 구멍이 뚫린 지점이 거주지이기 때문에 아무도 보지 못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며 꼬리를 내렸다.
안데르센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듯이 그런 것의 일종이다. 여태까진 순조롭고 조용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장 주변 상황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라며 슬쩍 발을 뺐다.
안데르손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도 "(보안 취약성에 대해선) 나도 걱정하지 않는다. 모든 국가에 염탐꾼은 있기 마련"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겔렌지크(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