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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이승우 카드', 신태용호 왜 깜짝 발탁이 필요했나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5-14 15:11 | 최종수정 2018-05-14 22:30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4/

신태용호에 왜 '깜짝 발탁'이 필요했을까.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참가할 선수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됐다. 골키퍼, 공격수에서 예상했던 선수들의 이름이 불렸다. 그러나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장내가 술렁였다. 깜짝 발탁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 그 중 이승우(20·베로나FC) 오반석(30·제주) 문선민(26·인천)은 한 번도 A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은 소속팀 경쟁에서 밀려 출전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베테랑 염기훈(35·수원 삼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1998년생' 이승우였다. 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세리에A의 베로나로 이적한 후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리그 14경기 소화에 그쳤고, 선발 출전은 단 1경기 뿐이었다. 지난 6일(한국시각) 데뷔 골을 기록했지만, 기량을 보여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게다가 A대표 경험도 없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강수를 뒀다. 그는 "20세 이하 월드컵 때 같이 생활을 했었다. 장,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처음 부임 당시에도 이승우를 뽑아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 때는 베로나로 이적하면서 적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했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다. 상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동작이 좋다.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얻을 수 있고,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상대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신 감독은 발탁 시점에 대해 "베로나에서 뛸 때 계속 관찰했다. 스웨덴 선수들의 장, 단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승우를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선민과 이청용도 비슷한 포지션에서 경쟁한다. 처음 A대표에 뽑힌 문선민은 올 시즌 빠른 스피드와 돌파를 이용해 인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K리그1 13경기에 출전해 6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 부문에서 4위에 올라있다. 문선민의 경력은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말까지 스웨덴 리그를 경험했다. 신 감독은 "인천 경기를 많이 지켜봤다. 또 스웨덴에서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스웨덴에 정형화된 선수다"라면서 "스피드와 순간 돌파가 좋다. 우리가 원하는 과감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결국 이승우와 문선민 모두 스웨덴전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다.

이청용은 경기 감각이 문제다. 올 시즌 10경기 출전에 총 132분을 뛰었다. 다만, 신 감독은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이 있고, 개인 스킬이 좋다. 그 부분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부분은 동료들과 훈련하면서 얼마나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청용이 100% 본선에 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수비 쪽에서의 깜짝 발탁은 오반석이었다. 제주와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 신장 1m89로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중볼 싸움에 능하고, 스리백, 포백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지난 2012년부터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올 시즌 K리그1 11경기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이번에는 대표팀 간판 수비수들이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가 왔다. 가장 큰 공백은 센터백 김민재(전북)의 부상 이탈이었다. 신 감독은 빈자리에 오반석도 함께 테스트한다.

신 감독은 "사실 김민재의 부상이 없었다면, 오반석의 발탁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반석은 신체 조건이 좋다. 맨투맨 수비는 원래 잘했다. 빌드업이 약해서 그동안 대표팀에 뽑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 팀들을 보면, 빌드업 과정보다 선제 실점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뽑았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오반석을 포함해 센터백 6명을 선발했다. 그 중 2명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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