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결국 '정체성'의 문제다. 빅클럽으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 토트넘 앞에 놓여진 최대 딜레마다.
토트넘은 빅클럽을 꿈꾼다. EPL 무대에서는 전통적인 '빅4'가 무너진지 오래다. 이제는 빅6팀이 경쟁하고 있다. 맨시티와 맨유, 리버풀과 첼시 아스널과 토트넘이다. 그 사이에서 토트넘도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최근 2시즌을 보면 아스널을 제쳤다. EPL과 UCL에서의 좋은 성적을 발판 삼아 도약을 하려고 한다. 포체티노 감독도 유벤투스와의 UCL 16강전 당시 "토트넘은 젊은 클럽이다. 유벤투스와 같은 클럽에 도달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돈'이다. 투자에 인색하다. 선수들의 주급이 다른 빅클럽과 비교했을 때 낮다. 2016~2017시즌 토트넘의 총 인건비는 1억2120만파운드다. EPL 전체 6위에 불과하다. 1위는 맨시티로 2억2500만파운드를 썼다. 맨유가 2위로 2억2080만파운드다. 첼시가 2억1800만파운드로 3위, 아스널이 2억50만파운드로 4위, 리버풀이 1억6560만파운드로 5위를 차지했다.
|
선수 영입에서도 돈을 아끼는 형편이다. 지난 여름의 경우 토트넘은 선수 영입에 6140만파운드를 쓰는데 그쳤다. 맨시티나 첼시, 맨유, 리버풀 등 보다도 적었다. 토트넘은 합리적 소비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올 시즌 부상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토트넘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올 시즌 UCL 출전권을 따낸다면 낮은 주급 체계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요 선수들의 주급을 50% 이상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쉽지가 않다. 현재 토트넘은 구장을 새로 짓고 있는 중이다. 8억5000만파운드라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주급 인상까지 겹친다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재정적 부담을 덜고자 나선 것이 바로 티켓 인상이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부터 시즌 티켓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적게는 25%, 많게는 50%까지 올라간다. 이에 토트넘 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팬들을 달래려면 인상안을 철회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재정 압박이 클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을 팔아서 돈을 충당해야 한다. 그 경우 선수 유출과 전력 약화, 성적 부진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빅클럽으로 가기위해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인가. 아니면 한 때 빅4를 압박했던 몇몇 팀들처럼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많은 눈들이 토트넘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