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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인터뷰]'물컹'해진 말컹 "전북 다시 만나면 다른 나를 보여줄 것"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4-12 15:32 | 최종수정 2018-04-12 20:03


창원=김진회 기자

K리그 최고 이슈메이커 말컹(24·경남)은 11일 전북전이 끝난 뒤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K리그1 승격을 이룬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 전북전 전까지 한 번도 얼굴을 구긴 적이 없었다.

말컹은 말로만 듣던 'K리그 절대 1강' 전북 수비수들의 강력한 밀착 마크에 쩔쩔 맸다. 자신이 중원에서 공을 잡을 때 '괴물' 김민재(22)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고 페널티박스 안에선 또 다른 중앙 수비수 최보경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까지 가세한 삼중 협력수비에 전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12일 경남 함안 소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말컹은 의연한 모습이었다. 전북전 부진에 대해선 경험부족을 꼽았다. 말컹은 "내 모습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경기를 했던 브라질에서와 달리 한국에선 국가대표 선수들과 맞붙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아직 경험할 팀이 많이 남았다.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컹은 결국 전북 집중견제의 벽을 허물지 못했다. 이에 대해 말컹은 "2부 리그에서도 그랬고 1부 리그에서도 견제를 받고있다. 최소 2~3명이 나를 마크한다. 견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한 현상이다.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내가 어떻게 플레이로 연결할 지 생각해야 한다. 향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신체조건과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 등 비슷한 면이 있는 김신욱(30·전북)에 대해선 "국가대표로 유명하고 잘하는 선수로 알고 있다. 움직임도 잘 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두 명의 브라질 선수들(티아고, 로페즈)이 좋은 상황을 만들어줘 골로 연결된 부분도 있다. 김신욱과의 비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공격수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전북전에 받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까. 말컹은 당당하게 말했다. "총 쏘는 비디오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게임 속에서 나는 좋은 공격수다.(웃음) 1시간 정도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나는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말컹은 첫 경기 이후 살이 쪘다. 승부에 대한 압박과 훈련 스트레스를 칼로리가 높은 단 것을 먹으며 해소시키기 때문이다. 체중은 100㎏가 살짝 넘는다. 김종부 경남 감독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말컹의 플레이가 첫 경기를 빼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다. 살을 빼야 한다. 첫 경기 이후 2㎏이 불었다. 본인은 96~97㎏이 적정하다고 보는데 90대 초반까지 내려야 한다. 그래서 단 것을 자제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말컹은 피식 웃으며 "다이어트 중이다. 사실 나는 브라질에서 윙어였다. 전 소속팀 이뚜아노에 있을 때 전북 로페즈는 중앙 공격수였고 나는 윙어였다. 당시 키가 크고 말랐었다. 근육도 없었다. 그래서 몸 싸움에 약했다. 그런데 동료들의 조언으로 근육을 키우면서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견제가 더 심해질 거라 공격수로서 다양한 옵션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살을 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말컹은 인성이 훌륭하다. 특히 기업구단보다 투자가 열악하고 전력이 약한 경남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는 "신형 핸드폰과 유명브랜드 운동화 내기에서 진 건 슬프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자극제가 될 수 있어 내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께선 내 움직임으로 동료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하셔서 그런 장면을 만들려고 했는데 아쉽다. 주변에서 많은 골과 득점왕에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그것보다 팀이 잘 되는 것이 먼저다. 많은 골을 못 넣었다고 '내가 끝났다'는 평가보다 동료들이 더 잘하고 경남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 그 과정에 있어서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을 넣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전북과는 오는 8월 5일 다시 만난다. 전주성에서 충돌한다. '그 때는 다른 말컹을 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말컹은 "전북을 다시 만난다면 변화를 줘야 하는 건 맞다. 아직 리그의 첫 분기점도 돌지 않았다. 좀 더 분석을 하고 훈련을 통해 점차 변화를 가져갈 것"이라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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