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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리는 했지만, 여전히 쌀쌀한 FC서울의 봄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21:5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첫 번째 주중 경기가 펼쳐진 11일. 서울과 포항의 6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날과 비교해 무려 7도나 떨어진 기온, 여기에 싸늘한 밤바람까지 더해져 목도리를 둘둘 말고도 벌벌 떨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장이 유독 춥게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추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서울의 홈구장은 뜨거웠다. 홈 19경기에서 평균 1만6319명을 동원하며 관중 1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도 서울(평균 1만8007명)은 K리그 관중 1위 구단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니다. 앞선 3경기 평균 8742명을 끌어 모으는데 그쳤다. 전체 4위.

너무나도 추운 서울의 봄. 이유는 있었다. 서울은 올 시즌 개막 5경기에서 3무2패(승점 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서울은 11위에 처져있었다. 공격력은 더욱 처참했다. 앞선 5경기에서 단 1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이 부문 최하위에 머물렀다. 5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는 수적 우위 속에서도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들의 대답은 "정신차려, 서울!"이었다.

첫 번째 승리를 향한 여섯 번째 도전.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황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갖고 있다. 나 역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경기를 하고 있다.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울한 분위기는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포항의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리드를 내주자 서울 선수단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실수를 연발하며 상대에 여러 차례 기회를 내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32분 고요한의 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포항 문전으로 달려 들어가던 고요한은 안델손이 올린 크로스를 기습적인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서울은 후반 18분 고요한의 두 번째 골로 리드를 잡았다. 고요한은 동료 김성준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역전골을 완성했다.

위기는 있었다. 서울은 후반 35분 제테르손에게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권완규의 오프사이드로 판명돼 득점이 취소됐다. 리드를 지킨 서울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 2대1 승리를 장식했다. 여섯 경기 만에 처음으로 '이겼다!'를 연호했다. 그러나 서울의 봄은 여전히 쌀쌀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4714명만이 찾았다. 성난 팬심을 돌리기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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