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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첫 번째 주중 경기가 펼쳐진 11일. 서울과 포항의 6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날과 비교해 무려 7도나 떨어진 기온, 여기에 싸늘한 밤바람까지 더해져 목도리를 둘둘 말고도 벌벌 떨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장이 유독 춥게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추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첫 번째 승리를 향한 여섯 번째 도전.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황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갖고 있다. 나 역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경기를 하고 있다.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울한 분위기는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포항의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리드를 내주자 서울 선수단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실수를 연발하며 상대에 여러 차례 기회를 내줬다.
분위기를 탄 서울은 후반 18분 고요한의 두 번째 골로 리드를 잡았다. 고요한은 동료 김성준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역전골을 완성했다.
위기는 있었다. 서울은 후반 35분 제테르손에게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권완규의 오프사이드로 판명돼 득점이 취소됐다. 리드를 지킨 서울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 2대1 승리를 장식했다. 여섯 경기 만에 처음으로 '이겼다!'를 연호했다. 그러나 서울의 봄은 여전히 쌀쌀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4714명만이 찾았다. 성난 팬심을 돌리기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