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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U리그 맞아? 올해도 뜨거웠던 '축구 성지' 아주대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4-03 18:19


3일 아주대운동장에서 열린 2018년 U리구 아주대와 동국대 경기. 많은 관중들이 홈 개막전을 찾았다.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사진제공=아주대 축구부.

"아주대! 짝짝짝."

2018년 U리그 아주대 홈 개막전은 올해도 뜨거웠다.

3일 아주대운동장에서 열린 2018년 U리그 아주대와 동국대 경기. 당초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이 매치는 양 팀 합의로 앞당겨 개최됐다. 단순한 홈 개막전이 아니다. 아주대는 지난 2015년부터 교내 학생과 지역 구성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개막전을 마련했다. 일종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행사. 보통 대학리그 경기를 관람하는 건 교내 학생들로 한정돼있다. 하지만 아주대는 2014년 12월 대학 스포츠 최초로 '프런트'를 구성했고, 홈 경기를 특별하게 꾸몄다. 홈 개막전만 보면, 2015년 1011명, 2016년 1124명, 2017년 1753명의 관중들이 운동장을 찾았다. 프로 뺨치는 행사로 발돋움했다.

2018시즌 홈 개막전도 화려하게 열렸다. 김재민 4기 운영팀장(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15학번)은 "매년 오시는 분이 많아지고 있어 뿌듯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날씨가 좋다고 했는데, 흐려서 조금 걱정은 된다. 그래도 올해도 많은 분들이 찾아오실 것 같다"고 했다. 관중수 걱정은 기우였다.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3시가 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하석주 아주대 감독은 "매번 결승전 같은 느낌이다. 어느 대학에도 이런 환경이 없다"고 했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프로 축구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어린이 에스코트가 등장했다. 선수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수원 지역의 아동들로 구성된 특별한 이벤트다. 경기는 박형주 아주대 총장과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의 시축으로 시작을 알렸다. 경기가 시작되자, 아주대 학생들의 목소리는 점차 커졌다. 프런트의 선창에 "아주대!"를 크게 외쳤다. 응원가를 부르고 열광했다. 그러나 동국대가 먼저 골을 넣었다. 전반 33분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조익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한 외국인 유학생은 유창한 한국어로 "괜찮아요"를 외쳤다. 하프 타임에는 응원단 쎈토의 공연이 펼쳐졌다. 또한, 지역 사회 후원으로 만들어진 경품 추첨 시간이 이어졌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들이 마련돼있었다.

경기는 동국대의 1대0 승리로 끝이 났다. 동국대가 조익성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승패가 갈렸으나, 서로 한 수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2013명의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했다. 아주대 홈 경기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안효연 동국대 감독은 "사실 목요일에 또 경기가 있어서 당겨진 일정이 부담스럽긴 했다. 하지만 대학 축구 흥행을 위해서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관중이 많아서 너무 좋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도 부총장님과 학과장님이 벤치 마킹을 위해 오셨다. 모든 대학교가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년이나 2년 후에는 우리 학교도 시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은 "개막전에서 처음 졌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화끈하게 경기를 하고, 이기고 싶었다. 무엇보다 좋은 경기력이 중요한데, 선수들이 평소보다 30%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최다 관중이 온 것 같은데, 순진한 선수들이 많아서 긴장을 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최다 관중이 찾은 환경에는 흡족해 했다. 그는 "이렇게 관중이 많이 오기가 쉽지 않다. 학교와 프런트에서 노력해줬다. 대학 축구의 선구 학교가 되고 있다. 아마추어에서 축구 붐을 일으킬 수 있는 게 필요하다. 학교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는 특별한 손님들도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분과위원회 김병지 위원과 현영민 SPOTV 해설위원이 응원 차 학교를 방문했다. 경기를 끝까지 관람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김병지 위원은 "활발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 아주대가 대학 축구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다른 대학교는 이런 환경이 없는 걸로 안다. 대학교에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있다. 관중 없는 축구는 재미 없지 않나. 대학 축제 느낌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학 축구 성지'로 불리는 아주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봄날의 유쾌한 현장이었다.
아주대=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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