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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SON' 최적 활용법, '위치'가 아니라 '짝꿍'에게 달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3-28 11:00


손흥민과 권창훈 황희찬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손흥민과 김신욱 ⓒAFPBBNews = News1

신태용호에서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의 최적 활용법은 뭘까.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채 80일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이 물음표에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이번 3월 유럽 원정 A매치 북아일랜드전(1대2 패)과 폴란드전(2대3 패)에서 골 침묵했다. 소속팀 EPL 토트넘에서 최근 맹활약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태극전사로 변신해선 골맛을 보지 못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2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가상의 독일' 폴란드(FIFA랭킹 6위)와의 원정 친선 A매치에서 선발 출전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시작은 원톱으로 나섰다. 손흥민 좌우에 움직임의 폭이 넓은 이재성과 권창훈이 배치됐다. 2선에선 박주호 정우영 기성용 이 용이 나서 손흥민 등 1선 공격수들을 도왔다.

신태용 감독은 24일 북아일랜드전에선 손흥민을 왼쪽 측면 윙어로 세웠다. 당시는 중앙 원톱으로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이 섰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였지만 중앙은 물론이고 공을 잡기 위해 허리 지역까지 내려오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였다. 그렇지만 당시 북아일랜드 선수들의 집중견제에 막혀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다.

폴란드 상대로 손흥민의 역할은 조금 달라졌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중앙에 배치해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다. 좀더 슈팅 기회를 더 많이 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폴란드전 전반 고립되는 시간이 많았다. 공을 많이 잡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허리 싸움에서 폴란드에 밀렸기 때문이다. 2~3선에서 최전방의 손흥민에게 패스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서와 같은 움직임과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토트넘에선 2~3선에서 중앙의 손흥민의 스피드와 슈팅을 살려주는 스루패스가 계속 들어간다. 하지만 폴란드전 전반엔 그게 원활치 않았다. 손흥민이 상대 폴란드 수비수 사이로 달려들어가며 공을 잡기 보다는 위치 선정이 애매할 때가 많았다.

그나마 전반 31분, 멋진 장면이 나왔다. 권창훈의 스루패스가 들어갔다. 손흥민이 달려들어가며 공을 잡았고, 약 30m를 치고 들어가다 왼발슛을 날렸다. 폴란드 골키퍼 스체스니 정면으로 가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비록 골은 되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가 상대 수비수들을 위협한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장점인 놀라운 주력와 정확한 슈팅력으로 EPL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해가고 있다. 그의 선수 가치가 1000억원 안팎이라는 유럽스포츠연구소 평가까지 나왔다. 신태용호가 그런 손흥민을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선 맘껏 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첫번째다. 손흥민은 빈 공간을 파져들어갈 때 최고로 빛난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장점 극대화를 위해 그의 위치 보다 함께 할 짝꿍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 38분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3-4-3 포메이션을 4-4-2 전형으로 바꾸었다. 손흥민의 짝이 황희찬으로 바뀌었다. 젊은 황희찬(22)은 전방 압박을 잘 하고, 매우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황희찬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손흥민에게 조금씩 공간이 열렸다. 손흥민과 황희찬 투톱 조합은 손흥민-김신욱 조합 보다 상대 수비에게 더 큰 부담과 체력 소모를 줄 수 있다. 김신욱이 중앙에 버티고 있을 경우 손흥민은 그 주변을 맴돈다. 황희찬은 김신욱 보다 많이 움직이며 폭도 넓다. 황희찬이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져주면 그 빈공간에 손흥민이 갈 수도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후반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우리나라는 공격 빈도를 높였다. 볼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신태용 감독은 0-2로 끌려간 후반 17분 김신욱을 투입, 다시 손흥민의 위치를 왼쪽 측면으로 옮겼다. 2골을 앞선 폴란드는 무리한 공격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신태용호 공격진은 계속 상대를 공략했다. 한국은 후반 39분 이창민의 중거리포 한방으로 1골을 따라붙었다. 손흥민이 이창민의 골을 도왔다. 그리고 후반 42분 황희찬이 왼발 동점골(2-2)을 꼽았다. 그 시작도 손흥민이 했다. 손흥민→박주호에 이어 황희찬이 왼발로 차 넣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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