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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독일전' 폴란드전에서도 수비 고민은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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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경기 초반부터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좌우 윙백을 내려 5명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치곤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수비 형태가 개인 압박이 아닌 존 디펜스 형태로 섰기 때문에 상호보완이 잘 이뤄진 모습이었다. 또 전방 압박을 포기하고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렸다. 5-4-1의 형태로 폴란드의 공격을 막아냈다.
역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에는 너무 내려서기만 했기 때문이다. 상대 공격이 차단됐을 때 스리톱부터 2선 공격수들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공격에 가담해야 했지만 손흥민에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또 패스미스도 잦았다. 그러다 보니 손흥민에게 연결된 기회가 적었고 최전방에서 공을 소유해 미드필더들이 올라갈 수 있는 시간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 감독은 전반 37분 스토퍼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은 투입하면서 4-4-2 전술로 돌아갔다. 그러나 포백 전환도 실패였다. 전반 막판 역습 때 수비가 뻥 뚫려 카밀 그로시츠키에게 추가 실점했다. 수비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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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은 윙백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전술이다. 스리백이라고 해서 반드시 수비형 전술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좌우 윙백들의 폭발적인 공격가담으로 얼마든지 공격형 스리백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신태용호의 스리백에 유일하게 녹아들지 못한 선수는 박주호였다. 사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다. 측면 풀백으로도 세워봤는데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울산도 버린 박주호의 측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주호의 움직임은 우왕좌왕했다. 오른쪽 측면 이 용보다 조직적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 올라온 크로스도 막아내지 못해 레반도프스키에게 위험한 헤딩 슛을 허용했다. 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박주호와 함께 멀티 능력을 갖춰 줄곧 중용되고 있는 장현수도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바로 제공권 장악이다. 장현수는 이날 공중에 뜬 공을 상대 공격수와 경합해 처리한 것이 손에 꼽는다. 대부분 상대 공격수에게 뒤졌다. 지난 북아일랜드전에서도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도 장현수의 제공권 문제가 지적됐다. 공중볼을 잘 처리하기 위해선 위치선정과 빠른 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장현수는 공중 자동문이나 다름없었다. 전반 32분 선제골 장면에서도 너무 뒤로 물러서있다 레반도프스키에게 헤딩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메인 수비 전술은 포백
신태용호는 후반에는 홍정호와 이 용을 빼고 윤영선과 최철순을 교체투입해 포백으로 나섰다. 실점을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공격이 됐다는 얘기다. 무조건 내려서서 움츠렸다가 한 방을 노리는 것도 어느 정도 공격이 이뤄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신태용호는 후반 두 골을 넣었다. 이창민의 중거리 슛과 황희찬의 동점골이었다. 모두 역습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스리백 전술에서도 이런 빠른 역습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마지막 내준 골은 또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