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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행진에서 연승으로 반등한 수원 '이유가 있었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3-15 05:20





성공적인 위기 탈출이다.

수원 삼성의 최근 행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수원은 다소 우울했다.

7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기며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에 빠져들었다.

믿었던 공격수 데얀, 바그닝요, 임상협 염기훈 등이 계속 침묵하면서 위기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당시 서정원 감독과 팀의 맏형 염기훈은 이구동성으로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야 한다"고 자성하는 등 침체된 분위기를 대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이 급반등했다. 지난 10일 대구FC와의 K리그1 2라운드(2대0 승)에 이어 13일 ACL 4차전 상하이 원정 리턴매치에서도 2대0으로 보기좋게 설욕하고 돌아왔다.

1주일 전 상하이와의 홈경기때 드러났던 우려스런 경기력에 비하면 유리할 게 없는 원정길에서의 완승은 1승 이상의 효과를 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염기훈을 중심으로 한 의기투합, 서 감독의 용병술이 융합된 반등이었다. "공격수들이 더 반성하겠다"는 염기훈의 말대로 최근 2연승에서 공격수들이 다시 깨어난 게 눈길을 끈다.


대구전에서 바그닝요와 임상협이 제몫을 했고, 상하이 원정서는 데얀이 특유의 발기술로 선제 결승골을 만들었다. 골이 필요한 시점에, 골을 넣어줘야 할 선수들이 나섰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3연속 무승 이후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 훈련을 지켜본 수원 관계자는 "프로 선수가 골을 넣지 못했다고 해서 훈련 프로그램에 갑작스런 변화를 주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다만 염기훈이 공격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고 전했다.


수원 삼성과 상하이 선화(중국)의 2018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이기제가 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서정원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3.07/


여기에 서 감독의 용병술이 더해져 금상첨화가 됐다. 작은 변화지만 큰 결실이었다. 서 감독은 대구전부터 측면에 변화를 줬다. 오른쪽 윙백 크리스토밤을 상하이 원정까지 2경기에서 과감하게 제외하는 대신 장호익을 불렀다. 크리스토밤이 뭘 잘못해서가 아니다. 수원 스타일에 완전히 녹아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격 지향적이지만 내려서는데 불안정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원 스타일에 녹아든 장호익을 활용해 수비 안정에 주안점을 뒀다.

왼쪽 측면도 이기제에서 박형진으로 바꿨다. 이기제는 공격 가담을 통해 깜짝골을 선사했던 '귀염둥이' 수비수. 그런 그를 쉬게하는 대신 J리그에서 검증된 박형진을 투입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상하이 원정 로테이션을 위해 데얀, 염기훈을 빼고 임상협 유주안, 바그닝요로 앞선을 바꾼 것도 적중했다.

상하이 원정에서는 대구전에서 체력을 비축했던 염기훈, 데얀을 중용했다. 윙백은 장호익을 계속 신임하는 가운데 왼쪽에는 대구전 벤치 대기했던 이기제를 요긴하게 투입했다. 특히 최성근의 쐐기골 의 출발점이 된 장호익의 절묘한 '데얀행' 스로인은 서 감독이 뽑아든 '장호익 카드'의 화룡점정이었다.

수원 구단은 "2연승보다 더 값진 소득은 그 어려운 장면에서 골을 완성시킨 데얀의 품격이 입증된 것과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되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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