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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 조민국 청주대 감독은 승부차기 혈투가 펼쳐지는 그라운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개교 이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제자들은 성균관대와 숨막히는 공방전을 펼쳤다. 두 명의 키커가 찬 슛이 막힐 때마다 벤치를 서성였다. 6번째 키커가 되서야 비로소 승부가 갈리자 조 감독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향해 달려나갔다.
조 감독은 "이을용 코치가 2년 동안 팀을 잘 만들고 FC서울로 갔고 이후 공백과 부진이 있었다. 실패를 통해 성숙했다고 본다"며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32강 진출 정도가 목표였다. 결승에 올라 우승하기까지 신수진 코치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제자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설기현 감독도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운영이나 빌드업 과정 모두 좋았다. 설기현이라는 지도자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 시대에 맞는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성균관대의 설기현 감독에게도 엄지를 세웠다. 또 "부족한 자리를 (체육)특기자로 뽑고 싶지만 잘 안됐다. 우리 팀은 대부분 일반전형, 정시로 들어온 학생들로 선수단을 꾸리고 있다"며 "수 년간 다져온 선수들이 성장했고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우리 학교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너무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전용 훈련장이나 숙소 등 많은 시설이 갖춰졌다. 오늘 성적이 있게 된 배경이다. 교직원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욕심보다 미래를 이야기 했다. "사실 내가 더 이상 욕심낼 것은 없다. 우리 선수들이나 코치 제자들이 좋은 길을 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통영=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