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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리는 데얀' 희한한 연속골에 수원은 반색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05:00


30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수원 삼성과 베트남 타인 호아와 경기가 열렸다. 수원 데얀이 후반 팀의 다섯 번째 골을 기록했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는 데얀.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1.30



'골때리는 남자.'

요즘 수원 삼성 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이적생 데얀(37)을 언급할 때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다.

'골로 연결되는 슈팅을 잘 때리는 남자'라는 찬사와 함께 '기대 이상으로 놀랍게 한다'는 의미의 비속어 '골때리다'가 절묘하게 섞인 표현이다.

수원 구단도 덩달아 신이 났다. 데얀 효과가 생갭다 일찍 피부에 와닿기 때문이다. 이제 데얀이 골을 기록하면 '당연하지'하며 짐짓 젠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사실 수원이 올해 초 데얀을 전격 영입할 때만 해도 다소 모험이라 생각했다.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벽과 K리그 역대급 이적 스토리의 중심에서 부담감을 떨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데얀을 향해 과감하게 베팅한 서정원 감독의 판단이 적중했다. 1개월 넘게 고국에서 쉬다가 1월 6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한 데얀은 '준비된 해결사'였다.

풀타임을 뛰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체력적인 준비를 철저하게 해놨고 팀 훈련에 합류하자마자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힘을 실었다.

과거 FC서울 시절 K리그 최초 3시즌 연속 득점왕, 한 시즌 개인 최다골, 슈퍼매치 최다골 등 외국인 레전드 기록을 세웠던 그는 수원에 입단해서도 독특한 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수원 구단 역사상 외국인 선수가 이런 기록을 세운 적이 없었다. 입단 이후 자신이 출전한 전 경기 득점 기록이다.


데얀의 골 행진은 지난달 13일 제주 전지훈련때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시작됐다. 팀 훈련에 합류한 지 1주일 만에 체력보강과 간단한 팀 워크 훈련을 마치고 치른 수원에서의 첫 경기였다. 당시 1골을 신고하며 4대0 승리에 힘을 보탠 데얀은 같은달 17일 수원대전(1골)에 이어 20일 홍익대전에서 10대1로 대승할 때는 무려 5골이나 쏟아부었다. 23일 제주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기 위해 가진 대학팀 강호 연세대와의 연습경기(5대0 승)서도 1골을 추가, 제주 전지훈련에서만 총 4회 연습경기 연속골(총 8골)로 마무리했다.

탄력을 받은 데얀은 1월 30일 2018년 시즌 첫 공식경기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탄호아(베트남)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 풀타임 출전한 데얀은 1골-1도움으로 5대1 대승을 이끌었다.

ACL 본선 진출에 성공한 수원은 곧바로 남해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났다. 14일 예정된 1차전 시드니FC와의 원정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수원은 K리그2(옛 챌린지) 소속의 안산 그리너스, 아산 무궁화와 연습경기를 잡았다. 호주 강호 시드니FC전을 맞아 맞춤형 훈련을 위해 대학팀보다 강한 팀을 선택한 것. 이들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도 데얀은 연이어 '골때리는 남자'였다. 수원 선수단 가운데 프리시즌 최다골(7경기 11골) 기록 보유자가 됐다.

과거 조나탄이 그랬듯이 데얀도 한 번 발동 걸리면 쉽게 멈추지 않는 '몰아치기'의 명수다. 아니나 다를까. 무승부만 해도 성공이라 여겼던 시드니FC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2대0 완승의 주역이 됐다.

이전에는 아무래도 연습경기라 골을 넣어도 '좋은 예감' 정도였는데 2018년 시즌 사실상 첫 공식경기에서도 맹활약하니 수원 구단은 "대박 건졌다"며 연일 희희낙락이다. 이젠 데얀의 희한한 연속골 행진이 K리그에서도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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