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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킬러 경쟁, 결국 '손흥민 시프트'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1-07 17:58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경기를 펼쳤다. 한국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8.31.

동아시안컵 직후 유럽 출장길에 올랐던 신 감독이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럽파 점검으로 본선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계획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모습이다. 주관심사는 역시 공격이었다. 신 감독은 "(석현준이) 지금 팀(트루아)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고 많이 적응돼서 경기력도 많이 올라왔다고 했다"며 "크게 다치지 않는다면 김신욱(전북 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 석현준, 진성욱(제주) 등 스트라이커들끼리 경쟁할 것 같다. 월드컵 전까지는 경쟁 구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FPBBNews = News1
석현준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신 감독이 가장 먼저 점검한 선수다.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김신욱이 버티고 있으나 플랜 B, C 뿐만 아니라 경쟁구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었다. 석현준은 신 감독과 미팅 뒤 펼쳐진 마르세유전에서 풀타임 출전했고 합격점을 받았다. 슈틸리케호 시절 A대표팀에 몸담았으나 헝가리 이적 실패로 한동안 겉돌았던 석현준은 프랑스 무대 활약상을 바탕으로 재발탁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 받았던 황희찬이나 동아시안컵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진성욱 역시 경쟁 자격은 갖추고 있다는게 신 감독의 판단으로 분석된다.

시험대에 먼저 오른 것은 석현준이었지만 가장 많이 신 감독과 접촉한 이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11월 A매치 2연전에서 기존의 측면 공격수가 아닌 섀도스트라이커, 원톱을 오가면서 반전을 이끌었다. '손흥민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신 감독은 무패 뿐만 아니라 자신감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본선에서도 손흥민 중심의 공격 라인업이 짜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결국 공격수 경쟁 구도 역시 손흥민과의 호흡 뿐만 아니라 역할 배분에 의해 정리될 공산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 감독의 '손흥민 시프트' 구상에 확신을 불어넣을 만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신 감독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과 우연히 만났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며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처음에 와서는 힘들었지만 많이 좋아졌고 원톱까지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리 케인이 부상 중일 때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웠더니 잘했고 승리했다는 힌트를 줬다"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이도 내가 직접 찾아와 자기 감독(포체티노)과 얘기해서 힘이 된다고 하더라"며 "그런 부분이 다음 경기(웨스트햄전)에서 골을 넣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웃었다.

신 감독은 오는 15일 동계훈련 소집명단을 발표한 뒤 22일 선수단과 함께 터키 안탈리아로 출국해 담금질을 펼친다. 시즌 중인 유럽-중동 리그 소속 선수들의 차출이 어려운 가운데 동아시안컵 당시 휴식기였던 중국-일본리그 소속 선수들의 차출 여부도 불투명하다. 동계훈련은 사실상 K리거들의 최종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명단의 70% 정도가 머리에 있다. 나머지 30%는 경쟁구도에 있는 선수들"이라며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우리는 상대보다 약체다. 한 발씩 더 뛸 선수를 원한다"고 옥석가리기 원칙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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