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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중앙 수비수' 홍정호(28)가 5년 만의 K리그로 유턴한다. 행선지는 'K리그 1강' 전북 현대다.
하지만 올해 상황이 급변했다.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축구협회에서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을 5명에서 3명으로 제한해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 최 전 감독마저 중도 해임되면서 홍정호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 체제에서 후보 선수로 전락했다. 심지어 지난 7월에는 선수 등록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떠나려고 시도도 했었다. 그러나 장쑤와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았다. 계약기간도 2년6개월이나 남아있었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려나려면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다. 임대 이적도 고려했지만 높은 연봉(20억원·추정치)에 관심을 보이던 유럽, 중동, 일본에서도 혀를 내둘렀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이 끝나자 빠르게 장쑤 탈출에 총력전을 펼쳤다. 소식을 전해들은 전북은 홍정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선수도 받아들여 협상이 진행됐다. 다만 연봉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홍정호 측이 15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불러 협상 초반부터 잘 진척되지 않고 있다. K리그와 전북 사정에 맞게 연봉을 맞춰야 빠르게 이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려했던 이적료는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이다. 장쑤는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쿼터 세 장만 유지해야 한다. 홍정호가 팀 내 남아 있어도 활용할 방법이 없다. 홍정호는 중국축구협회의 희생양이 된 부분을 적극 어필해 이적료와 남은 일부 연봉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홍정호는 K리그 유턴으로 얻는 것이 많을 전망이다. 1월 초부터 펼쳐지는 일본 오키나와 동계 전지훈련부터 몸 상태를 끌어올려 3월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칠 경우 또 다시 월드컵 출전의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마지막 기회는 3월 폴란드와의 평가전이다. 동아시안컵까지 마친 상황에서 신 감독은 '괴물 신인' 김민재의 파트너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홍정호는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 도스) 권경원(톈진 취안젠)과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겠지만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게 될 경우 호흡 면에서 홍정호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홍정호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잃어버린 6개월'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제2의 장밋빛 미래'는 보장될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