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형은 절대 고의로 그럴 사람 아니다."
22일 울산월드컵경기장. 제주와 울산이 '승점 6점 매치'를 벌였다. 치열한 사투. 승자는 제주였다. 스코어는 1대0.
클래식 상위권 강팀 간 대결이라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팬들을 경악케 한 장면도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울산 김창수가 제주 정 운의 무릎을 짓밟았다. 볼 쟁탈 과정에서 벌어진 일. 정 운이 김창수를 등지고 공을 지키다 넘어졌고, 이 틈에 김창수는 다리를 들어 정 운의 왼무릎 안쪽을 밟았다. 정 운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뒹굴었다. 김창수는 그대로 퇴장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정 운은 "처음엔 엄청 아팠는데 다행히 단순 타박에 불과한 것 같다"며 "시간 지나고 나면 괜찮아질 것 같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상황, 정 운의 기억은 어떨까. 정 운은 "장면은 되게 거칠게 보일 수 있지만 (김)창수 형은 절대 고의로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도 알고 이야기도 많이 듣는 형이다. 몸이 엉킨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고의적으로 벌어진 게 아니다. 스플릿 돌입한 상황에서 치열하게 경기하다 보면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승점 65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두 전북도 같은 날 강원을 4대0으로 완파하고 승점 69점이 됐다.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지만, 역전 우승 희망은 있다. 정 운은 "선수단 분위기가 엄청 좋다. 모든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며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분위기 좋았던 기억도 몇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제주의 리그 역전 우승 가능성. 29일 전북과의 맞대결이 최대 승부처다. 정 운은 "전북은 자타공인 클래식 최강이다. 하지만 우리 역시 크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모든 포지션에 걸쳐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 우리가 준비해온 플레이를 잘 해낸다면 멋진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유독 큰 정 운이다. 다 이유가 있었다. '복덩이 딸' 다솜이의 첫 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 운은 "지난해 딱 이 때 쯤 딸이 세상에 내려왔다. 그 기운으로 클래식 베스트 11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팀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달성하는 쾌거도 있었다"라며 "올 시즌 우승한다면 시간이 지나도 딸에게 멋진 아빠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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