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사면초가 KFA, 뾰족한 돌파구가 안 보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10-16 11:43


유럽 원정 평가전과 코치진 후보 면접등을 마치고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귀국한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15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달 7일 러시아에 2대4, 10일 모로코에 1대3 등 아쉬운 경기력 속에 평가전 2연패를 기록했다.
축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10.15/

한국 축구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 중심에 대한축구협회(KFA)가 있다. 축구팬들의 여론이 싸늘하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 A대표팀의 형편없는 경기력에 실망했다. 지난달 한국 축구를 혼란에 빠트렸던 '히딩크 광풍'에 대한 축구협회의 일 처리도 타이밍에서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은 법인카드 사용 논란에 휘말려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다.

일부 '축사국(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회원들은 15일 인천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유럽 원정 귀국 현장을 노렸다. 축구협회 수뇌부는 인천공항 인터뷰를 취소하고 축구회관으로 장소와 시간을 변경했다. '축사국'은 '지금 한국 축구는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문화관광체육부의 축구협회 비리 조사까지 외쳤다. 이런 '축사국'의 시위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 시위도 준비 중이다.

축사국의 이런 주장들이 여론으로 대변되는 '댓글 민심'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위를 바라보는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즉각 대응을 못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축구협회 안팎에선 "지금까지 협회가 해온 일처리 방식을 봤을 때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4경기(2무2패)를 치른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기도 어렵다. 대의명분이 부족하고, 또 그 다음 대안도 마땅치 않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를 돕겠지만 공식적으로 역할을 맡을 수 없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을 뽑은 김호곤 위원장은 지금은 물러날 때가 아니라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축구협회 수뇌부는 속앓이가 심하다. 우리나라 팬들이 A대표팀과 축구협회에 보내는 싸늘한 반응을 확인했다. 맹비난 보다 무서운게 무관심이다. 따라서 축구협회는 여론을 어떤 식으로든 돌리고 싶다. 하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늘 해온 대로 A대표팀의 경기력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면 성난 민심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

A대표팀은 다음달 두 차례 친선경기를 국내에서 가질 예정이다. 아직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강팀들과 싸우고 싶어한다. 따라서 다음달 두 차례 친선전에서도 우리 축구팬들이 승리의 쾌감이나 훌륭한 경기력을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 감독은 "친선경기는 러시아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내년 월드컵 본선까지 기다려달라고 애원한다. 지금 대표팀의 경기력이 부족하더라도 더 잘 할 때까지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조만간 외국인 기술 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영입, 대표팀 스태프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사용할 러시아 베이스캠프 후보지도 사전답사를 끝냈다.

그러나 축구협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A대표팀만 바라봐도 될까. A대표팀의 경기력이 언제 좋아질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축구협회 수뇌부의 미래를 내다보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적쇄신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시나리오 준비가 필요해보인다. 지금의 인적 구성으로는 위기 돌파가 쉽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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