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호곤 위원장이 공개한 히딩크 진실 "일방적 메시지였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9-14 23:56



최근 불거진 거스 히딩크 감독의 A대표팀 복귀와 관련해 히딩크 측과 교감이 수차례 있었다는 논란에 대해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66)이 직접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나는 히딩크 감독의 한국 내 업무를 담당하는 매니저인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과 교감을 가진 적이 없다. 지난 6월 중순 일방적인 문자를 받았을 뿐 답장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19일 노 총장이 보낸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노 총장은 '부회장님!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 진출 시킬 감독 선임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 해서요~~ㅎ'란 내용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



노 총장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협회와 수차례 소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소통'은 아니었다. 문자 메시지를 통한 '일방적 제안'이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당시 김 위원장에게는 감독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 기술위원장을 맡기 전인 6월19일이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메시지를 받은 일주일 후인 6월 26일에야 기술위원장에 선임됐다. 김 위원장은 당시 노 총장의 메시지를 읽고 황당했다는 반응이다. 김 위원장은 "노 총장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와 읽고 어이가 없었다. 대꾸를 할 가치도 없었다"며 "노 총장이 그런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도 내가 대응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메시지는 도를 지나쳤다. 히딩크를 등에 업은 노 총장이 마치 A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한 제안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답장도 받지 못한 메시지를 근거로 히딩크 감독의 의사를 축구협회에 분명히 전달했다는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불순한 의도가 발견된다. 이제 막 선임돼 우여곡절 끝에 본선행을 이끈 A대표팀 신태용 감독을 바꿔서 본선에 도전해야 한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지난 6월 대표팀의 어려운 사정을 들은 뒤) 감독 또는 기술 고문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에 있는 대리인을 통해 전달했다. 이러한 계획은 돈과 연관 없으며 오랜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라고 말한 히딩크 감독의 얘기와 배치되는 메시지다.

협회는 이날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던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에 대해 존중의 뜻을 담아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히딩크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해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