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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공격수 이종호(25)가 요즘 '핫'하다. 지난 6일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에서 천금같은 헤딩 결승골(1대0)을 터트렸다. 그리고 전매특허인 '호랑이 발톱'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종호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축구팬들이 늘고 있다. 이종호는 14일 발표될 한국 축구 A대표팀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를 10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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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행복하겠다.
어릴적 꿈이 축구 선수였다. 나는 꿈을 직업으로 가졌다. 잔디 냄새 맡으면서 골까지 넣고 승리하면 엔돌핀이 마구 솟는다. 그리고 돈까지 번다. 행복하다. (이종호는 고액 연봉자다. 약 7억원. 그리고 이번 시즌을 마치고 미인 대회 출신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제 주변에는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난 그분들을 모두 '축구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과 소통하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간다. 나를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친정 전남 드래곤즈를 떠난 지 좀 됐다.
전남 구단은 나의 꿈을 키워준 곳이다. 전남의 전폭적인 지원을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김영욱 선배나 후배 이슬찬과는 지금도 친형제 처럼 지낸다. 전남 시절 해외 구단 오퍼들이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K리그에서 잘 하고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후 욕심이 생겼다.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도 나가고 싶었다.
-전북에서의 시간이 너무 짧았다.
남들은 나의 지난 1년을 실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난 얻은 게 많다. K리그 후배들에게 전북 같은 팀에서 한번 뛰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난 전북의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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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최근 몇년 주춤하고 있지만 저력이 있다. 울산은 내가 힘들 때 관심을 많이 보여준 고마운 팀이다.
-A대표팀 대한 추억이 있다.
2015년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A매치 데뷔전에서 첫골을 넣었다. 그때의 대표선수로서의 자부심과 다양한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호랑이 세리머니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세리머니를 잘 하는 편이었다. 울산 오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영감을 얻은 건 운동장의 호랑이상을 보면서 발톱을 세워보자고 생각했다. 표정이나 소리로는 어필하기 어려울 것 같아 손동작을 했다. 처음에 여자친구는 안 좋다고 했다. 골 넣고 이미지가 좋아졌다. 요즘 팬들이 많이 따라해주신다.
-팬들이 많나.
경기장 안에서 좋아해주신다. 밖에 나가면 얼굴 잘 생긴 선수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울산엔 남자팬들이 많다.
-골 영상을 많이 보는 걸로 아는데.
예전엔 루니(에버턴)나 수아레스(바르셀로나) 동영상을 많이 봤다. 요즘은 골 영상을 전부 다 본다. K리그 골도 다 본다. 이동국(전북) 형이나 데얀(서울)이 어떻게 하는 지 본다. 그리고 실전에서 그 동작들을 따라해본다.
-욕심이 많나.
아직 이룬 게 없다. 프로에 와서 상을 못 받았다. 득점상 더 나아가 MVP도 받고 싶다. 내가 꿈이 크다.
-한 해 몇 골을 넣어야 만족할 거 같나.
두자릿 수 득점을 무조건 해야 한다. 매시즌 20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내 숙제는 골 넣은 다음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반드시 또 찬스가 오는데 그걸 자주 놓친다. (이종호는 올해 22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울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