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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울산과 수원의 대결은 이번 라운드 최고 매치나 다름없었다.
관전 포인트가 풍성했던 만큼 이날 두 팀의 대결은 폭염경보 저리가라 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비록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퇴장의 변수에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혈투의 진수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조나탄이 무섭다고 라인을 내려세우는 일은 결코 없다"던 김도훈 감독의 경기 전 다짐대로 두 팀은 거세게 부딪혔다.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너무 치열하게 충돌했기 때문일까. 선제골은 다소 허망하게 나왔다. 주인공은 관심 대상 조나탄이 아닌 이종성이었다.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이종성이 울산 한승규의 다리 맞고 나온 것을 냅다 내질렀는데 울산 골키퍼 김용대 앞에서 바운드된 뒤 옆구리를 스치면서 힘없이 골망을 갈랐다.
이렇게 끝나면 빅매치가 아니다. 후반 불과 1분 만에 울산에 날벼락이 떨어지면서 울산 홈 관중을 흥분시켰다. 수원의 코너킥, 문전 자리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울산 수비수 김창수가 뒤에서 팔로 감은 이종성을 뿌리치기 위해 팔꿈치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즉시 퇴장을 당했다.
결국 울산은 미드필더 이영재를 불러들이는 대신 최규백을 투입해 구멍난 수비를 보강했지만 한동안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울산은 역습을 통해 오르샤와 이종호가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찬스를 이어가는 투혼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교체카드로 이종호 대신 발빠른 김인성을 투입한 울산은 후반 35분을 전후해 적극적인 역습을 통해 탄성이 쏟아지는 장면을 잇달아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과로는 두 팀 모두 딱히 소득 없는 경기였지만 축구팬들의 박수를 받기에는 부끄럽지 않은 명승부였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