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이 제대로 복달임을 했다.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의 백미는 단연 23일 치러진 전북과 서울의 '전설 매치'였다.
중복(22일)에 치러진 라운드. 기온만큼이나 경기장 열기도 뜨거웠다. 선수 간 신경전, 경기력 모두 팬들을 흥분시킬 만했다. 결과는 전북의 2대1 승리. 서울은 전반 주세종의 퇴장이 뼈아팠다. 모든 관심이 '전설 매치'로 쏠린 가운데 강등팀들은 놀라운 반전극을 썼다.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전남의 '호남 더비.' 전남의 우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리그 최하위인 12위 광주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경기는 정반대였다. 광주의 일방적 우세. 전반 43분 전남의 수비수 토미가 퇴장을 당하며 날개를 달았다.
90분 동안 광주가 때린 슈팅은 총 10개. 이 중 6개가 전남 골문을 향했다. 전남은 2개에 불과했다. 유효슈팅은 0개. 광주의 볼 점유율은 56%에 달했다. 강하고 빠른 전방 압박과 세밀한 빌드업으로 전남을 공략했다.
특히 브라질 출신 공격수 완델손과 북아일랜드 대표 공격수 니얼 맥긴의 연착륙은 주목할 만하다. 완델손과 맥긴은 그간 광주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득점력 문제를 해소할 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10위·승점 22)의 경기력도 인상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덥기로 소문난 도시, 대구.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대구의 화력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는 지난 22라운드 포항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23일 강원과의 대결에서 에반드로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 승리, 2연승 신바람을 냈다.
당초 강원의 승리가 예상됐다. 강원은 이근호 한국영 문창진 김승용 김경중 등 호화 스쿼드를 보유했다.
하지만 대구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우석 홍승현 류재문 김진혁 등 어린 선수들이 훌쩍 컸다. 여기에 조현우 한희훈 오광진 김선민 등 중진급들이 중심을 잡았고, 세징야, 에반드로는 호시탐탐 강원 골문을 노렸다.
여기에 최근 호주 대표팀 풀백 이반 프라니치에 이어 베테랑 수비수 김동우, 전천후 공격수 전현철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 3월 이른 부상으로 결별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주니오도 몸을 끌어올리며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11위·승점 19)은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적지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22일 울산 원정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오히려 전반 38분 박용지의 선제골로 경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전반 44분 김성환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하며 승리를 놓쳤다. 그러나 특유의 끈끈하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뜨거운 복날은 강등권 팀들의 잔치였다. 든든하게 복달임한 하위권 팀들, 향후 중위권 구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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