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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 유나이티드를 둘러싸고 연고 이전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제주도를 떠나 경기도 경기도 용인시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제주 서포터스는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용인으로 연고이전 실화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관중석에 내걸기도 했다. 또 항의의 표시로 단체 응원을 하지 않았다.
팀 창단과 기존 팀 영입 두 가지를 고민할 수 있다. 팀 창단은 제법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팀을 만든다고 해서 바로 1부리그 출전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용인시라면 연고지 정착이 약한 팀을 유도해 이전시키는 걸 추진할 수 있다.
아직 용인시가 공식적으로 제주 구단 쪽에 제안을 한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직 대외적으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제주도 서귀포시와 연고협약을 했는게 그게 내년말에 끝난다. 우리는 제주도 그리고 서귀포시와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한다.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우리 구단을 좀더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구단은 기업 구단이지만 연고 지자체에서 일정 부분 후원금을 받고 싶어한다. 기업 구단들은 시민구단들 보다 연고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후원 액수가 매우 적다.
제주 구단 주변에선 "제주 구단이 이번 협상에서 좀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고 싶어한다. 협상만 잘 된다면 제주 구단이 또 연고지를 옮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제주 구단도 연고지를 또 옮겼을 때 축구팬들로부터 받을 비난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또 모기업 SK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제주 구단의 연고 이전설이 달갑지 않다. 지자체가 제주 구단에 지원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 오히려 제주 유나이티드가 기업명 대신 지자체 이름을 달고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싸워주는 홍보 효과가 더 크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내년에 지방선거까지 있다. 연고 프로팀이 떠날 경우 유권자들인 제주 도민들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제주도나 서귀포시가 제주 구단과의 이번 협상에서 요구 조건을 낮춰줄 것 같지는 않다.
서귀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