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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북이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온 날, 강원에게 3대0으로 완승한 후 최철순이 팔에 찬 주장 완장을 '막내 센터백' 김민재에게 건넸다. 김민재가 완장을 덥석 팔에 찬 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주성 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최철순은 "민재가 이제 전북을 이끌어야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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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기회를 거절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1996년생 신예 수비수'를 올시즌 15경기째 선발로 믿고 쓰는 이유다. '1강' 전북의 주전을 꿰찬 비결에 대해 김민재는 "감독님이 도전적인 수비수를 좋아하신다. 대학 때부터 인터셉트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건 다 한다. 백패스는 줄이고 뒤로 물러나지 않고 앞에서 잘라먹으려 늘 노력한다"고 했다. "23세 이하 규정의 혜택도 봤다"고 덧붙였다.
선배들의 장점을 모두 배우고 싶다
"사실 이 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좀더 노력해서 전북에서 '작은 재성이형'(공격수 이재성)처럼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맡겨만 주시면 뭐든 해내는 '최투지' 철순이형같은 선수도 되고 싶다. 전북은 물론 타구단도 인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그라운드에서 김민재는 예쁨 받는 막내다. 실력도, 성격도 출중한 막내를 선배들이 아낀다. "신인들이 보통 말도 잘 못하고 그러는데 저는 먼저 다가서는 편이다. 경기장 밖에서 불편하면 안에서도 불편하다"고 했다.
꽃길, 시련 그리고 꿈
프로의 첫 시즌,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인천 원정에서 첫 페널티킥(PK)을 내줬고, 4월 강원 원정에선 두번째 PK를 내줬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 최 감독의 말없는 신뢰는 큰 힘이 됐다. 김민재는 "경기 리뷰할 때 감독님이 페널티킥 장면을 빼셨더라. 자신감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로 알아들었다. 기사를 통해 '위축될 선수가 아니다'라고도 말씀해주셨다. PK를 2개나 줬는데도 계속 기회를 주셨다. 보답해야 할 것같아 더 열심히 뛰게 된다"고 했다. "이후 위험지역에서는 가능한 서 있으려고 하고, 몰아내는 영리한 수비를 하려고 한다. 물론 과감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감독님 말씀을 하나도 안 흘리려고 노력한다."
김민재는 2017년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신인으로 꼽힌다. '영플레이어상' 이야기를 꺼내자 "계속 잘해야 한다. 형들이 후반기가 중요하다고 했다"며 웃었다. "꾸준히 열심히 잘하고 있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수비수가 받은 적은 많지 않다고 해서 욕심도 좀 난다. 설령 못받는다 하더라도 큰 동기부여"라고 털어놨다.
1996년생 '단짝 공격수' 장윤호와 함께 꾸는 꿈도 있다.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다. "윤호와 같이 아시안게임에 나가면 분명 시너지가 날 것이다. 윤호와 꼭 같이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친 김에 A대표팀 욕심도 물었다. "당연히 축구선수라면 꿈이 있다. 하지만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팀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 경험을 더 쌓으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과정속에 있다. 매경기 배우고 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수원전에서 염기훈을, 강원전에서 정조국을 꽁꽁 묶어낸 김민재에게 최근 기세등등한 포항 공격수 '양동현 공략법'을 물었다. 신인답게 풋풋한, 그러나 김민재답게 패기만만한 답이 돌아왔다. "염기훈 양동현 정조국… 다 TV로만 보던 선수들인데… 워낙 잘하는 선배들이다 보니 힘들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공 뺏을 때 희열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더 잘하고 싶다. 그런 선배들과 붙을 때."
최강희 감독이 왜 이 선수를 믿고 쓰는지 알 것도 같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