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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아-사드에 단교까지…험난한 슈틸리케호 원정길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6-06 18:20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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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날 때마다 사달이다. 슈틸리케호, 편한 원정길이 없다. 이번 카타르 원정길에도 또 한 번 불똥이 튈 전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에 입성했다. 8일 오전 2시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14일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경기를 대비한 모의고사다.

갈 길 바쁜 슈틸리케호에 악재가 닥쳤다. 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바레인, UAE, 이집트, 예멘, 리비아, 몰디브 등 이슬람 수니파 7개국이 카타르와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카타르가 '시아파의 맹주' 이란을 물론,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시아파 무장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게 7개국의 입장이다.

당장 교통편이 문제다. 당초 슈틸리케호는 10일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UAE에서 카타르 도하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단교로 이 루트 확보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엔 오만 등 제3국을 경유해서 가야한다. 협회 차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당장 항공편까지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정상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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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서 소비되는 식료품의 30~40%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통해 수입된다.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 심리가 증폭돼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 A대표팀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도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경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선수들은 호텔에서만 생활을 할 것이기 때문에 안전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묘한 일이다. A대표팀은 원정길에 오를 때마다 크고 작은 외부적 돌발 악재들에 시달리곤 했다. 이번에도 어김없다. 자칫 원정 징크스가 될 판이다.

국제정세 불안으로 인한 악영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3일 최종예선 6차전 중국 원정길도 험난했다. 3월 6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일부 장비가 한국에 도착했다. 강경하게 반대하던 중국이 강력 반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는 분명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사드 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반한 기류가 거세지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A대표팀의 전세기 운항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 때는 타슈아가 겹쳤다. 타슈아는 이란 최대의 추모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이란 원정, 타슈아로 인해 묘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고조돼 부담이 가중됐다. 킥오프 3~4시간 전부터 7만여 관중이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입장해 검은 옷을 입고 이맘 후세인을 애도하는 노래를 불렀다. 경찰과 군병력만 4000명이 배치됐다. 축구협회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 '대피'에 가까운 경기 후 이동 계획을 고려하기도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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