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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저 떠난다. 하지만 16강에 진출한 팀들을 응원한다. 그동안 고마웠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1, 2차전에서 연달아 패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벼랑 끝에 몰렸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최종전에 들어섰다.
굳은 각오는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발을 앞세워 호시탐탐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다. 특히 후반에는 13개의 슈팅을 날리며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빗나갔다. 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고국으로 돌아간다. 타보 세농 감독은 "우리는 10년 만에 U-20 월드컵 무대에 섰다. 부족한 점은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에는 훨씬 좋은 모습을 선보이겠다.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밝은 내일을 꿈꾸며 돌아선 남아프리카공화국. 타보 세농 감독은 가던 길을 멈추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는 "한국 팬들께서 우리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박수를 보내줬다. 한국의 응원은 매우 열정적이었다"며 "우리는 먼저 떠난다.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은 16개팀을 응원한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무려 10년을 기다린 무대. 비록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너무도 짧았지만, 퇴장하는 뒷모습까지 쓸쓸하지는 않았다. 다시 한 번 '도전'을 외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지막 인사는 아름다웠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