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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일본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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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신성' 구보 다케후사를 향한 일본 취재진의 관심은 뜨거웠다.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예선 일본-우루과이의 3차전(0대2 패), 수원은 마치 일본의 안방같았다. 8000명에 가까운 일본 팬들이 관중석을 메웠고, 울트라닛폰의 푸른 물결이 스탠드를 뒤덮었다. 일본 취재진들이 기자석 명당자리를 일찌감치 선점했고, 기자회견은 일본 기자들을 위해 일본어 단독 인터뷰로 진행됐다. A매치 못지 않게 뜨거운 취재열기가 감지됐다.
밤 10시가 다 돼 경기가 종료됐고, 구보가 도핑 테스트 대상자로 결정됐다. 구보를 기다리며 30여 명의 일본 기자가 믹스트존 맨바닥에 앉은 채 노트북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꼬박 1시간40분을 믹스트존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한 일본 기자는 "일본 국민들의 구보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이번주 일본에서 가장 핫한 축구 뉴스는 혼다가 AC밀란 최종전에서 프리킥 골을 기록한 것인데 구보에 대한 관심은 그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밤 11시 40분쯤 도핑테스트를 마친 구보가 침울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들어섰다. 구보는 이날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 조커 출전을 예상했지만 전반 20분, 주공격수 오가와 코키가 들것에 실려들어가는 돌발상황속에 급하게 그라운드에 나섰다. 전반 내내 일본은 패스줄기가 막히며 슈팅 1개, 유효슈팅 0개에 그쳤다. 0-1로 밀렸다. 구보는 "전반에 전혀 좋은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하프타임에 이대로 끝낼 순 없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몇 번이나 있었던 찬스를 전혀 넣지 못했고 역으로 상대는 1번의 찬스를 살렸기 때문에 우리가 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아쉽지만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뒤돌아보지 않고 이탈리아와의 3차전을 위해 마음도 몸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탈리아전 필승을 다짐했다.
하프타임 직후 측면에서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는 구보의 영리하고 빠른 움직임이 살아나며 결정적 찬스도 수차례 만들어냈다. 후반 9분 이치마루의 슈팅을 멜레 골키퍼가 오른손으로 쳐낸 직후 구보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넘겼다. 후반 13분엔 박스 안에서 상대를 흔드는 위협적인 움직임에 이어 오른발 슈팅이 작렬했다. 골키퍼가 간신히 쳐낸 볼을 도안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골키퍼 손에 걸렸다. 후반 21분 구보의 스루패스에 이은 이와사키의 슈팅을 또다시 골키퍼가 막아섰다. 후반전 결정적인 골 찬스 2번을 언급하자 "보시는 그대로다. 그게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구보는 "전반에는 패스가 좋지 않았다. 통할 것이라 생각한 곳에 상대 수비수가 있거나, 판단, 주위와 연계, 퍼스트터치도 좋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전반엔 '할 수 있을까' 싶은 불안과 의문도 있었지만 후반엔 '아예 상대가 안되지는 않겠구나' 생각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여러가지를 얻은 경기다."
우치야마 아츠시 일본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상대의 압박과 큰 신장에 고전했다"고 말했지만 구보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이 탈압박을 위해 더 빨리 움직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신장도 그렇지만 일단 빨랐다. 우루과이의 압박을 들어오는 속도가 빨랐다. 그게 나로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상대방과는 무관하게 나 스스로가 워밍업이 덜 된 상태였다.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실수였다"고 했다. .
이와사키와의 첫 투톱 호흡에 대한 소감에 구보는 "스스로는 어떤 선수가 나와도 그 선수의 좋은 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으로 내 플레이스타일도 상대방이 이해해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팀 모두 스스로의 장점이나 상대방의 장점을 이해하고 있다. 누구와 조합을 한다고 해도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답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2007년 대회 이후 10년만에 본선에 오른 일본은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며 조3위로 떨어졌다. 27일 2위 이탈리아(1승1패, 승점3)와의 3차전에 16강행의 명운을 걸게 됐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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