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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E조현장]'꿈 이룬' 베트남의 밤은 낮보다 찬란했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5-22 21:53


22일 천안종합운동장에 모인 베트남 응원단.  천안=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베트남! 베트남!"

22일, 베트남과 뉴질랜드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열린 천안종합운동장. 경기 시작까지 아직 5시간이나 남아있었지만, 경기장 주변은 '베트남'을 외치는 구호로 가득했다.

이번 대회는 베트남에 특별했다. 베트남은 지금껏 FIFA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성인 대표팀은 물론이고 청소년 대표 역시 FIFA 본선에 진출한 역사가 없다. 베트남에 FIFA는 긴 강이자 먼 산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열린 U-20 무대는 달랐다. 베트남은 지난해 열린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을 통해 당당히 U-20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성인과 청소년을 통틀어 첫 출전한 FIFA 본선 무대.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2000년대 후반부터 전문적으로 육성한 '황금세대'의 쾌거였다.

자연스레 베트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 천안으로 모아졌다. 응원전부터 치열했다. 베트남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원정응원단이 있는가 하면 직업 및 교육 문제로 한국에 거주하던 베트남인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베트남을 상징하는 별무늬 빨간 티셔츠를 입은 응원단이 경기장 한 켠을 가득 채웠다.

삐~.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베트남 응원단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베트남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은 환호성과 북 소리로 들썩였다. 후반에는 휴대전화 플래시를 활용해 불빛 응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승부는 팽팽하게 흘렀다. 베트남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뉴질랜드의 골망을 노렸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에는 뉴질랜드의 거센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FIFA 본선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경기 뒤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격려했다.

꿈의 무대를 밟은 베트남. 이날 무려 6979명의 팬이 모여 그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1경기(2100여명)의 세 배가 넘는 응원단이다. 베트남의 의미 깊었던 첫 번째 경기,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만했다. 베트남의 밤은 낮보다 찬란했다.


천안=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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