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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태가 던진 K리그 ACL 반전책 '간절함'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4-27 08:55



"팀이 이겨 기분은 좋은데 뭐랄까... 짠하네요."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수문장으로 울산 현대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이끈 골키퍼 권순태는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권순태는 2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5차전에서 무실점으로 팀의 4대0 대승에 일조했다. 전반 초반 울산의 파상공세를 선방으로 막아내며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던 팀의 밸런스를 잡았다.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돕는 등 특유의 활발함을 선보였다.

권순태는 "(울산월드컵경기장에 오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불과 반년 전까지 경기를 했던 곳이니까"라며 "지난해보다 경기장 시설도 더 좋아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팀이 이겨 기분은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K리그 팀들이 다같이 잘 되어 ACL 16강에 같이 올랐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북 소속으로 10년 간 K리그에서 뛰어서 이런 생각이 더 드는가 보다. 짠한 느낌"이라며 "(울산) 선수들의 노력과 심정을 알기에 더 그런거 같다"고 했다.

올 초 가시마에 입단한 권순태는 뛰어난 기량으로 일본 무대에서 확실하게 인정을 받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K리그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눈에 차이점은 분명했다. 권순태는 "J리그는 (선수 입장에서) 좀 더 재미가 있다. 전술적으로 치밀하고 약속된 플레이들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팀 간 격차가 꽤 크다. 경쟁구도는 K리그가 더 타이트하다"고 짚었다. 또 "일본 골키퍼들은 대부분 작은 편이고 정신적으로도 한국 골키퍼들에 비해서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끈질긴 맛이 좀 더 떨어지는 느낌"이라며 "J리그의 일본인 주전 골키퍼보다 K리그 백업 골키퍼들의 기량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CL은 최근 수 년간 K리그를 위한 무대였다. 그러나 올해는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 뿐만 아니라 J리그 팀들까지 강한 힘을 발휘하면서 K리그 팀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울산 현대, FC서울은 조별리그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이미 16강이 좌절된 상황이다. 권순태는 "일본, 중국 팀들이 바라보는 ACL은 한국팀들 만큼 간절하다는 점을 경기를 하면서 느꼈다"며 "K리그 팀들이 악착같은 면을 좀 더 가져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 중국 팀들이 오히려 더 악착같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 선수 유출, 투자 문제 등 어려움이 많지만 K리그가 아시아 최강답게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친정팀 전북과의 ACL 맞대결은 권순태의 꿈이다. 권순태는 "다음 시즌엔 기회가 되면 꼭 전북과 만났으면 좋겠다. 가시마에 전북이라는 팀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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