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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반등의 발판 마련에 성공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예외없이 화끈하게 화답한 것이다.
수원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G조 4차전 이스턴SC(홍콩)와의 경기서 5대0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2승2무, 승점 8점을 기록한 수원은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4무1패로 부진했던 시련을 털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과감한 전술 변화로 시작했다. 3-5-2 포메이션의 투톱에 박기동-염기훈을 내세웠다. 팀의 에이스 조나탄을 벤치 대기시키며 토종끼리 화합 플레이를 노렸다. 골키퍼도 신화용의 체력을 아끼는 대신 양형모를 선택했고 민상기-곽광선-구자룡의 스리백을 내밀었다.
선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산토스와 고차원을 2선에서 투톱을 밀착해 받치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아직 승리가 없는 만큼 오는 주말 광주와의 경기에 대비함과 동시에 벤치 멤버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파이팅을 자극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한동안 답답했던 갈증을 풀어 준 사이다같은 경기였다. 예상대로 이스턴은 라인을 내려세운 채 수비 지향적으로 나섰고 공격연습을 방불케 하는 수원의 공세가 계속 이어졌다.
객관적인 기량에서도 이스턴은 한 수 아래였지만 수원이 상대의 극단적인 수비를 좀처럼 흔들지 못했다. 하지만 부지런히 두드리면 열린다고. 전반 37분 마침내 첫 결실이 나왔다. 투톱이 시작과 끝을 기분좋게 분담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박기동의 기습 중거리슛 시도부터 좋았다.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자 쇄도한 고승범이 문전 크로스를 올렸고 빈공간을 차고 들어간 염기훈이 여유있게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되는 수원이다. 서 감독의 경기 전 다짐대로 대승이 목표다. 전반이 몸풀기였다면 후반은 본격적인 폭풍몰기였다.
추가골이 필요한 수원의 공세는 멈출 겨를이 없었다. 9분 고차원 대신 다미르를 투입하면서 더욱 그랬다. 19분 그림같은 작품이 나왔다. 왼쪽 측면의 이용래가 멀리 보고 올린 크로스가 일단 좋았다. 이에 쇄도한 고승범이 논스톱으로 내지른 대각선 슈팅이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임무 완수를 한 이용래는 곧바로 김민우와 바통 터치를 했고, 김민우는 1개월 만에 복귀했다.
서 감독의 대승 야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6분 염기훈 대신 조나탄을 투입하면서 고삐를 더욱 죄었다. 전방을 마구 휘젓던 조나탄은 투입된 지 3분 만에 상대수비가 잘못 걷어낸 공을 오른발 논스톱으로 해결했다.
발동 걸린 조나탄이 또 2분 만에 수원팬들을 흥분시켰다. 역습 상황에서 산토스의 오른쪽 크로스를 문전에서 받은 조나탄은 가슴 트래핑에 이른 발리슛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수원은 34분 두 번째 골을 넣었던 고승범의 쐐기골까지 더하며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