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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프로 입성…장철용이 꿈꾸는 희망 노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03:39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저도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2017년 4월 9일. 포항의 루키 장철용(22)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가 됐다.

포항은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인천과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장철용은 팀이 2-0으로 이기고 있던 후반 43분 선배 권완규와 바통 터치해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다. 생애 처음 밟는 프로 무대. 장철용은 추가시간 3분을 포함, 자신에게 주어진 5분 동안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며 프로 첫 발자국을 남겼다.

경기 뒤 장철용은 "프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늘 꿈꿔왔던 순간"이라며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뛴 것은 처음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뛰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선발로 포항의 유니폼을 입게 된 장철용은 이름도 얼굴도 낯선 신인 중의 신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장철용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축구와 인연을 맺은 장철용은 늘 선배, 동료의 벽에 막혔었다. 유독 작은 키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중학교 때까지도 1m60에 불과했다. 주전, 연령별 대표 등 화려한 수식어는 그저 남의 것일 뿐이었다. 그의 자리는 언제나 그라운드 언저리, 그 즈음이었다.

갈림길은 생갭다 빨리 찾아왔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축구를 계속해야할지,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그는 오랜 고심 끝에 축구를 그만 두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축구를 그만 두고 일반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축구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다. 그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축구팀 문을 두드렸다.

쉽지 않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장철용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돌고 돈 끝에 남부대에 입학, 가까스로 축구 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남부대에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 달리고 또 달린 장철용은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는 2015년 베트남에서 열린 BTV-CUP 국제축구대회에 한국대학선발로 선발됐다. 무엇보다 최순호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포항의 일원이 됐다.


프로 입단에 이어 데뷔전까지 치른 장철용. 그는 "나는 축구를 하면서 한 번도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처럼 지방에서만 축구를 한 사람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축구팬들에게 조금이나마 내 이름을 알리고, 그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루키 장철용의 희망 노래는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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