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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K리그는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양강 구도였다.
두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이상 과거의 철옹성 같은 '절대 2강'이 아니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제주가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다른 팀들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래도 전북은 전북이고, 서울은 서울이다. 전북과 서울이 2017시즌 첫 맞대결을 갖는다. 팬들은 전북의 전과 서울을 줄인 설을 붙여 '전설 매치'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두 팀은 2016시즌 총 6번(정규리그 4번+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번) 대결했고, 전북이 4승2패로 앞섰다. 정규리그 3승1패, ACL 1승1패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서울에 넘겨줬다. 지난해 11월 6일 홈에서 당한 0대1 패배가 컸다. 전북은 시즌 내내 클래식 선두를 달렸지만 심판 매수 사건이 터져 승점 10이 삭감됐다. 그리고 서울전에서 지면서 다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서울에 빼앗겼다. 대신 전북은 ACL 정상에 올랐다.
전북과 서울은 4개월만에 다시 충돌하게 됐다. 시즌 첫 만남. 기선제압을 위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다. 그런데 이번 맞대결에서 양팀이 베스트 전력을 전부 쏟기 어려운 상황이다. 둘다 전력 누수가 제법 있다. 상대적으로 전북이 더 심하다. 전북은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과 이승기가 빠진다. 여기에 김진수 이 용 최철순 김신욱이 A대표팀에 다녀왔다. 서울도 최상의 전력은 아니다. 지난달 다친 수비수 곽태휘는 아직도 재활 훈련 중이다. 공격수 박주영은 발목, 미드필더 하대성은 허벅지 통증이 남아있다.
A매치 휴식기 이후에 갖는 경기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서울이 얼마나 달라졌을지가 관건이다. 서울은 2승1무를 달리고 있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ACL에서는 이미 3연패를 당했다. 공격은 나름 제몫을 했지만 수비진이 많이 흔들렸다. 서울은 휴식기 동안에 이 부분을 집중 점검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휴식기 동안 수비 안정화와 공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으로 초점을 잡았다. 우리가 90분 동안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북 역시 휴식기 동안 조직력을 다지며 힘을 비축했다.
올 시즌 우승 레이스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전설매치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결전이 임박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