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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월드컵에 가고 싶어요."
이진현, 생소한 이름이다.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2015년 발렌틴 그라나트킨 U-18 친선대회 5경기 출전이 전부다. 이후 대표팀에 부름 받지 못했다. "딱히 부상도 없었다. 다 내가 부족했던 탓이다."
이진현은 대표팀 꿈을 잠시 접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진현은 "그 동안 포지션이 계속 바뀌었다. 고등학교 때까진 공격형 미드필더였는데 대학교에선 윙어로 변경됐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생소했는데 감독님들 말씀에 집중하면서 주문대로 움직이려 노력하다보니 잘 됐다"며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살얼음판 경쟁이 펼쳐졌다. 그리고 또 한 차례 변화가 있었다. "U-20팀에서 다시 미드필더로 뛰었다."
공격적 성향의 미드필더, 신태용호엔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이승우 백승호는 물론, 프로 무대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남의 한찬희도 있다.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많은데 최대한 주눅 들지 않고 내 강점을 보여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기회가 왔다. 바로 온두라스전.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진현은 1-1로 맞서던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코너킥을 했다. 정태욱이 헤딩 슈팅을 했지만 상대 수비 몸에 걸렸다. 그러나 한국이 다시 크로스 찬스를 잡았고 정태욱이 재차 헤딩 슈팅을 해 2-1로 역전했다. 이진현의 예리한 왼발 킥이 시발점이었다.
자신감이 붙자 종횡무진 활약을 했다. 킥 뿐 아니라 안정적인 볼 키핑과 정확한 침투 패스도 선보였다.
이진현은 아직 배고프다. 그는 "내 기량을 70%를 한 것 같다. 한 경기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더 중요하다 .최선을 다 해 기회를 잡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온 대표팀이다. 꼭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