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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강원 원정 통해 얻은 두 가지 소득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19:0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오랜 기다리 끝에 시즌 첫승의 기쁨을 맛봤다.

FC서울은 11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펼쳐진 강원과의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유난히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K리그 개막 전 펼쳐진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잇달아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지난달 28일 일본 원정에서 치른 우라와 레즈와의 2차전에서는 전반에만 5골을 내주며 2대5로 완패했다. K리그 개막전에서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슈퍼매치 개막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두는 데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이 흔들리는 듯 보였다.

이를 악물었다. 서울은 11일 강원 원정에서 '돌풍의 팀' 강원을 제압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강원전 통산 10승1패로 승률 91%를 달성했다. 이는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모든 팀을 통틀어 강원을 상대로 한 최고 승률이다.

흔들리는 서울, 중심 잡은 '베테랑' 활약

힘들게 얻은 첫승,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울은 이날 전반 45분 동안 강원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분위기 변화가 필요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이 꺼내든 것은 '베테랑' 카드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신인 김한길을 빼고 베테랑 박주영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박주영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동료 윤일록에게 1대1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박주영이 공격의 흐름을 만들었다면, 결정적 한방은 데얀에게서 나왔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데얀은 후반 32분 윤일록의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하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데얀은 2009시즌부터 펼쳐진 강원과의 11차례 맞대결 중 10경기에 출전, 7골-2도움을 기록하며 '강원킬러'로 자리잡았다. 동시에 강원전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사실 데얀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다. 황 감독이 "데얀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 실제 데얀은 ACL에서 페널티킥을 놓치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데얀은 이날 시즌 첫골을 기록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데얀은 승리 직후 "우리가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리그에서 첫 골을 넣어 기분 좋다. 앞선 경기들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며 "그러나 팀 전체가 슈퍼매치 후반전을 기점으로 깨어났다. 2~3주 내로 팀이 완전히 돌아올 거라 믿는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베테랑이 중심을 찾았다는 점은 잠에서 막 깨어난 서울의 향후 행보에 큰 의미가 있다.


빡빡한 일정에도…첫승으로 얻은 자신감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시즌 첫승을 거둔 서울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동시에 승리 기운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서울은 15일 웨스턴시드니와의 ACL 조별리그 3차전을 시작으로 19일 광주와 잇달아 맞붙는다.

9일 동안 3일 간격으로 3경기를 치르는 서울.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인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황 감독은 강원전에서 새 외국인 선수 마우링요, '돌아온' 하대성을 교체투입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무엇보다 승리를 맛본 만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특히 다음 경기는 올 시즌 서울의 발목을 잡았던 ACL. 서울은 홈에서 치르는 ACL 조별리그에서 승리의 기운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황 감독은 "강원전 승리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흔들리던 서울은 주포이자 팀의 중심축인 베테랑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첫승을 수확했다. 경기를 줄줄이 앞두고 있지만 승리는 정신적 보약이다. 천신만고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거둔 서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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