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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들어 스포츠계가 두 번 들썩였다.
슈퍼볼 역사상 첫 연장 승부. 승리는 추격자의 몫이었다. 뉴 잉글랜드는 먼저 얻은 공격권을 터치다운으로 성공시키면서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무려 25점 차이를 극복한 기적의 역전승이었다.
뉴 잉글랜드가 선사한 대역전극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 또 한 번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무대는 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와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의 2016~2017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전반 3분 수아레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큰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전반 40분 PSG의 자책골. 역시 희망을 걸기엔 부족했다.
후반으로 이어진 승부.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반 5분 메시가 PSG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위기를 느낀 PSG는 후반 17분, 에딘손 카바니가 골을 넣으며 바르셀로나의 의지를 꺾었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속절없이 시간이 흘렀다. 후반 종반, 전광판 스코어는 3-1. 1차전 결과를 합산하면 3-5로 바르셀로나의 탈락이 확실시되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바르셀로나가 거짓말 같은 '기적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후반 43분, 네이마르가 추격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45분 한 골을 더 넣었다. 이어 종료 직전 세르히 로베르토가 쐐기를 박았다. 6대1 대승. 1, 2차전 합계 6대5로 승부가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1차전에서 4골 차로 패한 팀이 2차전서 역전한 것은 UCL 역사상 최초다. 종전 기록은 2003~2004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이하 데포르티보)와 AC밀란의 8강전이었다. 1차전서 1대4로 패한 데포르티보가 2차전서 4대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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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달 뉴 잉글랜드 우승 후 슈퍼볼 월드투어를 하던 뉴 잉글랜드의 롭 그론코프스키는 바르셀로나를 방문, 메시와 수아레스를 만났다. 바르셀로나는 그론코프스키 이름이 쓰여진 유니폼을 선물했다. 종목을 넘어 '기적'으로 하나가 된 뉴 잉글랜드와 바르셀로나.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극복해낸 두 클럽이 전 세계인에게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울림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