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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현지분석]'공간부족+게겐프레싱' 리버풀, 약팀에 약한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7-03-01 09:21


ⓒAFPBBNews = News1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리버풀은 묘하다. 강팀에는 강하고 약팀에는 약하다. 이게 어느새 팀컬러가 됐다.

올 시즌도 그렇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만 살펴보자. 26경기에서 5번을 졌다. 번리, 본머스, 스완지시티, 헐시티, 레스터시티. 모두 10위권 밖인 약팀들이다.

현재 4위권 내에 있는 팀들과의 경기에서 강한 리버풀이었다. 선두 첼시와는 1승1무를 거뒀다. 2위 토트넘에게도 1승1무였다. 3위 맨시티와의 대결에서는 1승을 거뒀다. 맨유에게는 2경기에서 2무를 거뒀다.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팀과의 대결에서 지면서 승점을 제대로 까먹었다. 그 다섯 경기 모두 비겼더라면 리버풀은 승점 53으로 2위 토트넘과 동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만약 그 다섯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리버풀은 승점 64로 1위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다.

올 시즌만이 아니다. 2007~2008시즌 하위권팀에게 약했다. 결국 강등된 레딩에게 지는 등 승점 확보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특히 버밍엄시티(강등)와의 36라운드에서 2대2로 비기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2013~2014시즌은 더했다. 리버풀은 승점 84로 준우승했다. 우승을 거둔 맨시티와는 승점 2점차였다. 맨시티와의 두번의 맞대결에서 리버풀은 1승1패로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사우스햄턴, 헐시티에게 졌다. 여기에 크리스탈팰리스와의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내리 3골을 내주며 비기고 말았다. 이 무승부로 리버풀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됐다. 왜 그럴까. 왜 리버풀은 강팀에는 강하고 약팀에는 약한 '의적풀(의적과 리버풀의 합성어)'이 됐을까.


ⓒAFPBBNews = News1
우선 선제실점이다. 패배한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모두 선제실점을 했다. 상대는 골을 넣은 뒤 꽁꽁 잠궜다. 그리고 역습 한방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약팀이 리버풀을 무너뜨리는 패턴이었다.

여기서 리버풀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경기를 하다보면 한 골을 먼저 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 리버풀은 수비 일변도로 나온 팀에게 약했다.

첫 패배였던 번리전(2R, 0대2 패배)의 경우 리버풀의 볼점유율에서 80%였다. 26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 가운데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은 5개에 불과했다. 헐시티와의 24라운드 원정경기(0대2 패배)도 마찬가지였다. 볼점유율 72대28, 슈팅 22대7로 크게 앞섰다. 그럼에도 한 골도 집어넣지 못하고 졌다. 26라운드 레스터시티 원정경기(1대3 패배)도 볼점유율(69대31), 슈팅수(17대14) 등에서 앞섰지만, 결국 지고 말았다.


밀집 수비를 해체할 능력이 부족하다. 밀집 수비를 부수기 위해서는 최전방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해리 케인(토트넘)이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디에고 코스타(첼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유)같은 타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이런 선수가 별로 없다. 대부분이 스피드와 뒷공간 침투가 장기다. 이들이 빛을 보려면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상대가 밀집 수비를 펼치며 공간을 차단한다. 리버풀 선수들이 뛸 공간이 많지 않다. 다니엘 스터리지와 오리기에게 최전방에서 버티라고 주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전방 압박도 문제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게겐 프레싱'을 장기로 한다.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볼을 낚아챈 뒤 역습으로 골을 넣는다. 상대가 빌드업을 하고 있을 때 유용하다. 문제는 약팀들의 경우 빌드업보다는 클리어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비에 숫자가 많다. 리버풀 선수들이 전방압박을 하더라도 손쉽게 탈압박한다. 패스를 해줄 동료가 자기 진영에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버풀은 26경기에서 인터셉트를 286번만 해냈다. 20개팀 가운데 19위다. 많이 뛰어다녔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

상대 입장에서 한 번 탈압박을 하면 공간이 생긴다. 이쪽으로 전진패스가 들어간다.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전방 압박을 하다보니 경기 말미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쉽다. 패배했던 5경기 가운데 후반 25분 이후 실점한 경우가 3경기나 된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비다. 상대 수비를 차단하는 클리어런스는 26경기에서 594회에 불과하다. 20개팀 가운데 18위에 불과하다. 수비수들의 실수도 잦다. 확실한 리더가 없는 것도 리버풀 수비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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