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빅딜은 없었다.
1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각)를 끝으로 겨울이적시장 문이 닫혔다. 1월1일부터 시작되는 겨울이적시장은 전력보강의 마지막 기회다. 각 팀들은 전반기 동안 보인 약점과 부상-징계 등으로 생긴 공백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메운다. 이 기간이 끝나면 부자 구단, 가난한 구단 관계 없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스쿼드로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시즌 중 변화를 줘야한다는 점에서 데려오는 팀이나, 보내는 팀 모두 위험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매년 겨울, 특히 마지막 날 굵직한 거래가 성사됐다. 겨울이적시장은 눈치 싸움의 결정판이다. 어느 한 팀이 누군가를 데려오면, 다른 한 팀은 전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여름이적시장이야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겨울이적시장 상황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사는 쪽이나, 파는 쪽 모두 막판까지 눈치를 봐야 한다. 그 치열한 눈치 싸움의 결말은 주로 최종일에 윤곽을 드러냈다. 역대 최고액이 나왔던 페르난도 토레스, 앤디 캐롤 등의 예에서 보듯 겨울이적시장에서 터진 '잭팟'은 모두 마지막 날에 나왔다. 유난히 조용했던 올 겨울, 최후의 순간까지도 빅딜은 없었다.
언제나 이적시장을 주도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들이 약속이나 한듯 지갑을 닫았다. 첼시, 맨시티, 아스널, 맨유, 리버풀, 토트넘 등은 아예 한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맨유는 모르강 슈나이덜린(에버턴), 멤피스 데파이(리옹) 등을 내보내며 오히려 선수단 규모를 줄였다.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대대적 보강을 예고한 맨시티조차 지난 여름 영입을 확정짓고 전 소속팀 파우메이라스에게 임대를 보낸 제수스만을 데려오는데 그쳤다. 아스널, 리버풀, 토트넘 등은 일찌감치 감독이 나서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은 없다"고 천명했다.
큰 손이 잠잠하니 다른 빅리그의 빅클럽들도 조용했다. 부진한 행보를 걷고 있는 파리생제르맹이 율리안 드락슬러와 곤살로 게지르를 영입하며 5960만 파운드(약 865억원)을 투자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행보였다. 도르트문트는 제2의 즐라탄으로 불린 이삭을 데려오며 미래에 투자했고, 바이에른 뮌헨도 니클라스 쉴레와 세바스티안 루디 영입으로 겨울을 마무리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도 각각 징계와 매물 부족 등의 이유로 조용한 1월을 보냈다.
정작 뜨거운 곳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이었다. 중국 슈퍼리그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544명의 선수 중 이적료 톱10에 3명의 이름을 올렸다. 이적료 5200만파운드(약 755억원)를 자랑한 오스카(상하이 상강)가 올 겨울이적시장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웠고, 왓포드에서 창춘 야타이로 말을 갈아탄 오디온 이갈로(1710만파운드·약 248억원), 비야레알에서 톈진 취안젠으로 옮긴 알렉산드리 파투(1540만파운드·약 224억원)는 각각 이적료 7, 8위에 올랐다.
한편, A대표팀 공격수 석현준(26)은 겨울 이적시장 마감 직전 프랑스 바스티아 행을 추진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바스티아는 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석현준 영입을 위해 원 소속팀인 포르투와 모든 협의를 마쳤으나 국제이적동의서(ITC) 등록이 늦어져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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