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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답답합니다."
제주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전북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 여부 논란으로 생긴 혼란 때문이다.
'아시아챔피언' 전북은 2017년 ACL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1일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 해 설립한 출전관리기구를 통해 전북의 ACL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전북 스카우트가 2013년 K리그 심판 두 명에게 500만원의 금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고, 이후 9월 법원은 해당 스카우트에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전북은 판결 직후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승점 9점 삭감과 1억원 벌금의 징계를 받았다.
'전북의 ACL 출전 여부 논란'은 2017년 ACL에서 전북과 함께 H조에 속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가 AFC에 전북의 출전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출전 관리 기구에서 전북의 운명이 결정된다. AFC 소속 클럽들의 국제 대항전 출전 여부를 검토하고 실행하기 위해 AFC가 별도로 세운 출전 관리 기구는 중국, 호주, 사우디, 인도, 이란 등 5개국 인사들이 위원을 맡고 있다. 전북은 17일 소명자료를 보내고, 만약 출전권이 박탈될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법무팀이 자료를 검토 중이다. 결론은 늦어도 이번 주말쯤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률은 반반.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똥은 한창 ACL 플레이오프(PO)를 준비 중인 제주에 튀었다. 만약 전북이 출전권을 잃을 경우 일정 자체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당초 제주는 키치(홍콩)-하노이(베트남)전 승자와의 PO에서 승리할 경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상하이 선화(중국)-브리즈번 로어(호주) 승자와 함께 E조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북의 출전권이 박탈될 경우, 전북이 속한 H조로 들어가게 된다. 제주의 자리는 4위 울산이 가져간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창 훈련 중인 제주의 시계는 2월 7일 열리는 ACL PO에 맞춰져 있다. 조성환 감독은 25일 예정된 키치-하노이전을 관전하기 위해 이미 항공편을 예매해놨다. 제주는 태국 훈련을 마친 뒤 구정 연휴도 반납하고 ACL PO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만약 H조로 변경될 경우 모든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돈은 둘째 문제다. ACL PO 관계로 예년 보다 빠르게 시즌을 여는 제주는 이전과 다른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태국 전훈을 일찍 마무리한 것도 ACL PO 때문이었다. 이미 해놓은 각 팀의 전력 분석도 무용지물이 된다. 제주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조 감독은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답답하다. 이미 ACL PO를 치른다는 전제 하에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곧바로 본선에 합류한다고 해도 그리 반갑지 않다. 동선도 다 새로 짜야 한다. 마음 편안히 훈련에 집중 할 수 있게 AFC에서 빨리 결정을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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