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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감독이 준 첫 숙제 "길게 때려넣지마"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1-11 21:18



"길게 때려넣지마."

성남 훈련장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박경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성남은 5일부터 첫번째 동계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승격에 대한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다"며 훈련 태도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첫 훈련부터 지금까지 박 감독이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기존색깔' 지우기다. 과거 성남의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을 기본 형태로 했다. 김학범 전 감독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발이 빠른 황의조와 티아고를 활용한 역습형태를 주 전술로 삼았다. 시즌 중반까지 이 전술은 주효했지만 황의조의 부진이 이어지고, 티아고가 이적하며 성남은 급격히 힘을 잃었다.

박 감독은 소유와 빌드업을 중시한다. 성남에 오며 과감함과 터프함을 강조한 '록축구'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기본 골격은 패싱게임이다. 지난 시즌까지 볼을 뺏은 후 전방으로 크게 볼을 넘겼던 성남 선수들은 '아래서부터 짧게 풀어가라'는 박 감독의 주문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박 감독은 "서로 알아가는 단계다.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색깔을 선수들에게 주입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선수들의 기술이 좋더라.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내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성남은 선수단 구성의 마무리 단계다. 김두현도 사실상 잔류를 확정지었고, 파올로와 네코 두 외국인선수도 훈련에 합류했다. 박 감독은 "공백이 걱정됐는데 네코는 운동을 열심히 한 것 같다. 나와 있을때 보다 몸이 더 좋다"고 했다. 네코는 2010년 제주에서 박 감독과 함께 했다. 관건은 남은 두 외인 자리다. 박 감독은 아시아쿼터에 수비수, 다른 한자리에 윙어 영입을 고려 중이다. 당초 부산에서 맹활약을 펼친 포프 영입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박 감독은 "윙어를 영입해 2선에 파울로, 네코와 함께 포진시켜 황의조롤 도와줄 생각을 갖고 있다. 문제는 아시아쿼터다. 챌린지는 결국 수비싸움이 관건일텐데, 윤영선의 군입대 등 우리 센터라인이 약해졌다. 좋은 센터백을 영입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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