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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나서 울컥했다."
'캡틴' 염기훈은 MVP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경기 뒤 "힘든 경기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FC서울도 투지 넘치는 경기를 같이 해서 정말 힘들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FC서울보다 조금 더 간절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MVP는 못 받을 줄 알았다. 인터뷰를 보니 홍 철이 군에 가기 전에 MVP 받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뒤 라커룸에서 MVP 얘기를 했다"며 "10년 전 수원에 입단해서 FA컵 우승할 때 MVP를 받았다.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우승컵을 들고 MVP 받아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염기훈은 "승부차기에서 양형모가 마지막에 골을 넣은 뒤에 기쁜 마음보다 힘든 기억이 너무 많이 났다.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에 와서 처음 느낀 감정이 있다. 홈 경기에서 비겼을 때 팬들께서 원정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봤다. 충격을 받았다"며 "선수들에게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그는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염기훈은 "약을 먹고 뛰었었다. 그런데 10월15일 포항과 2대2로 비긴 뒤 너무 아팠다. 결단을 내렸다. 감독님께 4일 정도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 때 통증이 많이 없어졌다"며 "다행히도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체력 보충을 제대로 했다. 그 뒤로 몸이 더 좋아졌다고 본다"고 돌아봤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우승에 성공한 수원. 염기훈은 "완벽하게 이겼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우리팀과 서울 모두 공격적으로 했다. 우리가 먼저 퇴장을 당해서 팀이 가라앉았었다. 그런 부분에서 1차전보다 아쉬웠다. 그러나 마무리 잘 지어서 다행"이라며 미소지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