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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먹구름이 가득하던 그라운드 사이로 남태희(25·레퀴야)와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의 발끝이 햇살처럼 빛났다. 경기장을 채운 3만526명의 함성이 상암벌을 흔들었다.
그러나 태극전사에 포기란 없었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리던 한국은 후반 22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손흥민과 박주호의 패스 플레이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상대 골키퍼의 손을 살짝 맞고 굴절됐다. 문전 쇄도하던 남태희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깜짝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원조 황태자의 귀환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직후 신임을 받던 남태희는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남태희는 10월 A매치에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돌아온 원조 황태자는 귀중한 동점골로 어둡던 한국 벤치를 환하게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선사한 승리의 발판이 된 소중한 골이었다.
불과 20분 만에 벌어진 초겨울 밤의 축구 드라마. 한국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2대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홈에서 승리를 챙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밀어내고 조 2위로 뛰어 올랐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