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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는 지난 6일 막을 내렸다. 두 팀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은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2012년 이후 4년 만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반면 수원에게 올시즌은 혹독했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준우승의 명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룹B에서 강등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3승2무를 기록하며 7위를 기록하며 강등을 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슈퍼매치는 대한민국 최고의 라이벌 혈투다. 국제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설렘과 긴장이 넘친다. 올 시즌 K리그에선 3차례 대전이 벌어졌다. 서울이 1승2무로 박빙 우세했다.
1, 2차전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정상을 향한 단내나는 담금질도 시작됐다. 두 팀 모두 국내 전지훈련을 선택했다. 수원은 14일 경남 남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서울은 15일 제주 서귀포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서울의 키워드는 '더블(K리그, FA컵 우승)'이다. K리그 우승의 환희는 잊었다. 주장 오스마르는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K리그 우승에 풀어질 수 없다. 주장이 되니까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한 번 더 들어야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의 키워드는 '설욕'이다. 자존심에 상처가 난 팬들을 위한 위로의 선물은 우승컵이어야 한다. 주장 염기훈은 "올해 죄송했던 것들을 FA컵 우승을 통해 보상해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황선홍 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도 후회없는 승부를 약속했다. 물론 우승컵에 양보는 없다. 황 감독은 2012년과 2013년 포항에서 2년 연속 FA컵 정상에 올랐다. 올해 우승컵을 다시 들어올리면 FA컵 최다 우승 사령탑인 허정무(1997, 2006, 2007) 전 A대표팀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서 감독은 지도자로 첫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현역 시절인 2002년 FA컵 최우수선수로 뽑혔지만 2012년 수원 지휘봉을 잡은 이후 FA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3년에는 16강, 2014년과 지난해에는 32강에서 탈락했다. 올 해 첫 기회를 잡았다.
결전까지는 약 10일 남았다. K리그 종료 후 공백기간이 꽤 길다. 컨디션 조절이 최대 변수다. 국내 전지훈련을 통해 길을 찾아야 한다. 서울과 수원의 '슈퍼파이널',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